미국 이민을 가려고 하는 세 가지 이유

[김민경의 美썰] 미국 변호사로서 한국에서 미국을 비롯한 타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이민 수속을 대행하면서 많은 사연을 접한다.

미국의 어떤 부분이 매력이어서 터전을 옮기려고 하는지 알아본다. 1970~80년대에 이민 간 사람들은 한국보다 나은 경제 여건에서 살아가려고 아메리칸드림을 꿈꾸었다.

이미 미국에 이민 간 가족 구성원이 초청해 미국 영주권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학생 비자 등으로 미국에 체류하다가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가진 배우자를 만난 뒤 가족을 초청하는 이민 형태였다.

이렇게 이민 간 사람 중에 한인타운에만 거주하다가 영어가 편하지 않은 상태로 몇십 년간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도 많다.

최근 미국 영주권을 받고 이민을 고려하는 사람을 만나면 이전과는 달라진 케이스가 많다.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미국 이민을 고려하는데 자녀 교육과 취업, 자산 이동 및 은퇴, 그리고 본인 역량 개발이다.

가장 많은 미국 이민 사례는 자녀 교육, 취업, 미국 정착을 위해 부모가 직접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는 경우이다. 물론 당사자인 자녀가 직접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기도 한다.

특히 자녀의 미국 대학 입학을 앞두고 영주권을 취득해 입시에 도움을 받으려는 사례가 많다. 자녀 대입을 3~4년 남겨 두고 미리 영주권을 신청해 취득하려고 한다.

이 경우 부모가 영주권을 받으면 부모 중 한 명은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자녀는 영주권자로 미국에서 생활한다. 2023년 미국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미국 내 한국 국적 유학생은 6만 명이 넘는다.

유학 중인 자녀는 그동안 유효했던 F-1 비자를 가지고는 더 이상 미국 체류와 취업하지 못한다. 취업을 앞둔 자녀들에는 영주권이 가장 필요하다.

어릴 때 미국에 유학해 한국어 소통이 미비한데다 미국에서 한국보다 더 좋은 취업 제안을 받으면 곤혹스럽다. 미국 영주권이 없다면 유망한 미국 취업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산을 해외에 이전하려고 미국 이민을 고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에서 사업이나 근로소득, 혹은 부모 증여로 자산을 마련한 사례인데 물려받은 자산의 다음 세대 이전을 미리 준비한다.

자산 분산과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미국 영주권 취득을 고려한다. 이런 사람들은 은퇴하면 미국에 이주하려고 한다.

한국에서는 정년 제도가 있어 일정한 나이가 되면 일하기 어렵지만 미국에선 역량과 건강만 뒷받침되면 늦게까지 일한다. 은퇴를 앞둔 사람들은 이런 이유로 미국 이민을 꿈꾼다.

또 다른 부류는 엔지니어, 의사 등 본인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다. 이들은 자녀 교육이나 은퇴보다 본인 역량을 미국에서 발휘하려고 한다.

아직 결혼하지 않아 자녀가 없는 사람도 있는데 영주권을 취득한 다음 미국 생활을 꿈꾼다. 국내 엔지니어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스카우트 제안이 많기는 하다.

하지만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비자나 영주권을 취득하기 어려워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먼저 영주권을 취득하고 이후 취업 활동을 통해 미국에 터전을 마련하는 사람도 보인다.

상담 과정에서 다양한 이유로 영주권을 취득하고 삶의 터전을 미국으로 옮기려는 사람을 만난다. 본인 역량, 자산 그리고 처한 상황에 따라 전문가와 상의해 미국 이민 첫걸음을 딛기 바란다.

[김민경 객원칼럼니스트(국민이주 미국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