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 갑질’ 편의점 4사 자진시정안 마련…동의의결 개시

공정위 “시정방안과 거래 질서 개선 효과 등 종합 고려”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공정위는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4개 편의점 본부가 신청한 동의의결 신청을 심의한 결과, 동의의결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납품업체에 과도한 손해배상금을 부과하는 등 '갑질' 사실이 적발된 편의점 4사가 제재 대신 자진 시정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4개 편의점 본부의 동의의결 신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공정위 조사·심의를 받는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피해 구제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앞서 공정위는 편의점 4사가 납품업체가 상품을 제때 납품하지 않을 경우 과도한 손해배상금을 부과하고, 자사에 유리한 신상품 기준을 적용해 신상품 입점 장려금을 수취한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자 편의점 4사는 자발적으로 편의점 시장의 거래 질서를 개선하고 납품업체와의 상생·협력을 도모하겠다며 공정위에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동의의결 신청의 주요 내용은 손해배상금인 미납페널티 비율을 인하하고, 해당 비율 산정기준과 수취 절차 등 거래조건을 투명하게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편의점 4사에 유리하게 적용해 오던 신상품 입점 장려금의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납품업체의 자율적 의사를 반영해 증빙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또 편의점 4사는 30억원 규모의 납품업체 협력기금 출연과 광고와 정보제공 서비스(약 45억원) 무상 지원 등의 상생 방안도 제시했다.

공정위는 사건의 성격과 신청인이 제시한 시정방안의 거래 질서 개선 효과, 거래상대방인 납품업체 보호, 신속한 조치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공정위는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 점유율 100%인 4개 사의 불합리한 관행을 일시에 개선함으로써 납품업체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하고 거래 질서를 개선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시정방안을 구체화해 잠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