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에 비로소 스텝업 확인했는데...'선발 투수' 김진욱의 2025년 무대는 상무일까
[OSEN=부산, 조형래 기자] 4년차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활약을 펼쳤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22)은 올 시즌 1군에서 마무리를 지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로소 가능성을 확인한 2024년, 하지만 2025년의 무대는 과연 상무일까.
2021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진욱. 특급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했지만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후 불펜으로 전향한 뒤 다시 가능성을 보여줬고 도쿄올림픽 대표팀 명단에 뽑히기도 했다. 올림픽 이후 그 가능성과 희망이 이듬해로 이어졌다.
2021년의 희망이 2022년으로 넘어왔다. 2년차는 정말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즌 첫 등판에서 7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1실점의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기대감을 가질만 했다. 그런데 역시 그 뿐이었다. 2군에 머무는 기간이 더 길었다.
2023년 3년차 시즌. 김진욱은 이번에 구원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고 첫 11경기 무실점 행진으로 기대를 모았다. 무실점 행진은 깨졌지만 첫 두 달 동안 김진욱은 불펜의 핵심 역할을 했다. 그런데 6월을 시작하면서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강판되는 경우가 잦았다. 결국 김진욱은 2군에서 다시 재조정 기간을 거쳐야 했고 1군에서 의미있는 매듭을 짓지 못했다.
1군 데뷔 이후 3시즌을 돌아보면 모두 1군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거창했다. 하지만 시즌 처음의 기대와는 달리 시즌 말미에는 아쉬움이 짙었다. 그리고 4년차를 맞이했다. 김태형 감독 역시 김진욱을 향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믿음을 갖지는 못했다. 김진욱은 데뷔 후 처음으로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그리고 차분하게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다시 받았다. 김진욱은 2군에서 착실하게 빌드업을 했고 5월 말이 되어서야 1군에서 다시 기회를 받았다. 김진욱은 이전처럼 140km 중후반의 구속이 나오진 않는다. 구속은 140km 초중반대로 내려왔다. 그럼에도 위력적이었던 자신의 구위를 믿었고 제구도 비교적 안정을 찾으며 꾸준히 선발 투수로 나서고 있다.
올 시즌 18경기(17선발) 4승3패 평균자책점 5.49(80⅓이닝 49자책점), 81탈삼진, 49볼넷, 피안타율 2할5푼9리,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1.57의 성적을 남겼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3번 기록했다.
9이닝 당 탈삼진은 9.08개로 이닝 당 1개가 넘었다. 탈삼진 능력은 선발로 뛰면서도 유지했다. 대신 볼넷은 많이 줄였다. 9이닝 당 볼넷은 4.93개다. 냉정하게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기록은 아니지만, 김진욱의 커리어에서는 가장 좋은 수치다.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충분히 발전한 시즌이라고 볼 수 있었다.
지난 18일 사직 LG전에서 김진욱은 모처럼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펼쳤다. 6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지면서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퀄리티스타트에 올 시즌 첫 무실점 경기였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위기에서 스스로 무너지지 않고 버티면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김진욱은 최고 146km의 패스트볼 50개, 커브 26개, 슬라이더 20개, 여기에 체인지업 7개를 던지면서 LG의 우타 라인업도 효과적으로 상대했다.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까지 3개 구종이 전부였지만 김진욱은 이날 체인지업으로 우타자들을 상대하며 스텝업 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김진욱은 오는 24일 수원 KT전을 마지막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내년이다. 김진욱은 지난 8월, 국군체육부대(상무) 최종 합격자 명단에 포함됐다. 오는 12월 2일에 입대할 예정이다. 구단과 김태형 감독 입장에서는 이제 막 선발 투수로 안착해 가고 있는 좌완 투수를 당장 내년 전력으로 활용할 수 없는 건 손실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도쿄올림픽을 4위로 마무리 하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 병역 특례를 받지 못하게 된 건 아쉬움이 남는 대목. 하지만 언젠가 해결해야 할 병역 문제다.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등 병역을 해결해야 할 기회가 있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 만약 상무 입대를 포기하게 된다면 더 이상 상무에 지원할 수 없다는 것도 리스크다.
김진욱의 2025시즌은 상무에서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금의 스텝업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올 시즌 충분한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