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고려아연, 중국계 자본에 넘어간다" 정치권까지 여론전에 뛰어든 이유
- 1949년 시작된 동업관계, 3세 최현범 회장 이후 균열
- 장형진 고문-최윤범 회장 지분경쟁, MBK 전면 등장으로 판 커져
- MBK 공개 매수에 최윤범 대항 공개매수 준비 "관건은 자금"
- 정치권까지 가세한 여론전 속 MBK M&A성패, 국민연금에 달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4년 9월 19일 (목요일)
■ 대담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기자 (이하 조태현) : 다양한 산업 분야와 기업들의 움직임 그 이면까지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는 취재 수첩 생생타임즈입니다. 오늘은 이데일리에 김정남 기자와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자님 안녕하세요.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이하 김정남) : 네. 안녕하세요.
◆ 조태현 : 기자님이 오늘 가져온 주제, 재계에서 가장 핫한 주제가 아닐까 싶은데요.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입니다. 이 고려아연은 장 씨와 최 씨. 두 집안이 함께 이끌어온 동업 형식의 기업이잖아요?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 김정남 : 네 일단 고려아연이라는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잠깐만 설명을 좀 드리고 말씀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 조태현 : 또 옛날 얘기가 재밌죠. 예.
◇ 김정남 : 저도 예전에 한 20년 전에 취업 준비를 할 때가 있었는데. 그 때 고려아연이라고 하면 통상 아는 대기업 이상 가는 숨겨진 진주 같은 회사로 잘 알려져 있었는데. 이 고려아연을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이라고 보통 설명을 하는데요. 이걸 조금 풀어서 설명을 드리면 보통 철과 아연 같은 경우는 철강제 보호피막,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집을 지을 때 철근 같은 거 많이 쓰잖아요. 그러면 철근 같은 자재들을 아연으로 도금을 합니다. 그래서 수십 년 지나서 아연 도금이 벗겨지면 건물 좀 다시 지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중요한 건데. 보통 쉽게 말하면, 저희가 철 하면 포스코를 보통 떠올리는데. '비철' 하면 고려아연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아연이 자동차라든가 가전, 철강, 건설 이쪽에 중요한 기초 소재로 쓰이는 그런 건데요. 재밌는 건 말씀하셨던 대로 두 가문이 공동 경영을 해왔다는 게 굉장히 특이한 부분입니다. 1949년도에 故 최기호, 최 씨. 그다음에 장병희, 장 씨 두 명예회장이 공동 설립한 영풍 기업이 모태고요. 그 이후에 1970년에 영풍 석포제련소, 1974년도 고려아연 온산 제련소를 설립해서 아연 제련 사업을 시작을 했고요. 장 씨 일가는 석포제련소를 맡고, 최 씨 일가는 온산제련소를 맡아서 독립적으로 그 동안 경영을 해왔습니다.
◆ 조태현 : 굉장히 오랫동안 이런 동업관계가 이어져 온 건데. 사실 동업관계라는 게 계속 가기가 쉽지가 않잖아요. 지분 경쟁이 시작된 건데. 이거는 언제부터, 왜 시작된 건가요?
◇ 김정남 : 이 고려아연 같은 경우는 소유는 장 씨 일가가 하는 걸로 그 다음에 경영은 최 씨 일가가 하는 걸로 명확하게 사실 나눠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쭉 동업을 이어왔는데 최기호 창업주의 손자죠. 3세 경영인인 최현범 회장이 2022년부터 고려아연 경영을 맡으면서 이 같은 구도에 균열이 발생했습니다. 말씀드렸듯이 고려아연 소유는 장 씨의 일가인데 최 회장 같은 경우는 영풍과 계열 분리를 하는 목적이 있었다고 재계는 보고 있었는데. 3세를 기점으로 해서 완전히 독립경영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최 회장이 지분이 얼마 안 되다 보니까 현대차라든가 한화, LG화학 이런 데 우호 지분을 늘려나가는데 표면적으로는 두 회사가 협업을 하면서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하겠다 이런 목적이 있었다라고 밝혔는데. 재계에서는 아무래도 최 회장이 발이 넓고, 한화 김동관 부회장이라든가,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라든가 이런 분들하고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는 점에 더 주목을 해 왔었습니다. 그래서 장 씨 일가 입장에서는 당연히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은 것이죠.
◆ 조태현 : 장 씨와 최 씨의 이런 동맹관계, 동업관계가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 그런데 MBK 파트너스가 여기에 끼어들었어요. 영풍과 손을 잡았다는 건데 어떻게 된 겁니까?
◇ 김정남 : 네. 사실 MBK 같은 경우는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입니다. M&A계 굉장히 큰 손인데. MBK가 등장하는 것은 재계에서도 예상했던 이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지난 2년 정도 영풍 장형진 고문 측하고 고려은행 최윤범 회장 측 간의 지분 경쟁이라는 게.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숨겨진 진주 같은 회사라 수면 위로 잘 드러나지도 않았고, 대기업 집단에서는 종종 이런 정도의 경영권 분쟁이 있다 보니까 그냥 그 정도로 여겨졌는데. MBK가 전면에 등장을 하면서 판이 완전히 커진 분위기입니다.
◆ 조태현 : 1면 기사가 돼버렸어요.
◇ 김정남 : 그렇죠. 1면 톱기사가 돼버렸죠. 그래서 이미 지금 보도는 되긴 했는데. MBK 같은 경우는 영풍과 손을 잡고 최대 14.61% 지분 매수를 목표로 해서 추석 연휴 직전이죠. 공개매수에 나섰습니다. MBK가 만약에 최대 변수에 성공을 한다면 영풍 측과 MBK 측 지분의 절반 이상, 그러니까 52.2% 이상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경영권 분쟁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선점하게 되는 것인데. 이건 곧 고려아연이 1974년부터 동업 체제를 해왔잖아요? 그 체제가 막을 내리고, 사실상 MBK 손으로 고려아연이 넘어가게 된다는 뜻입니다. MBK가 그러면 그런 의문이 남죠. 왜 여기 고려아연 판에 뛰어들었냐? 철저히 MBK 같은 경우는 고려아연 임직원들이 아니고 고용이라든가 이런 건 무조건 다 계속 승계해주겠다 이런 건 철저하게 밝히고 있는데. 최윤범 회장 개인을 지금 문제 삼고 있습니다.
◆ 조태현 : 그러니까 회사는 문제가 아니고 최윤범 회장 개인이 문제다.
◇ 김정남 : 그렇죠. 복지라든가 고용이라든가 이런 건 걱정하지 말라. 최윤범 회장 개인이 문제다. 고려아연 같은 경우는 제가 누누이 설명드리고 있지만 장형진 고문을 동일인으로 하는 영풍그룹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입니다. 현재는 최 회장이 동업 정신을 깨고 고려아연을 장악하려 한다. 그래서 제가 뒤에서 설명을 드리겠지만 이걸 두고 일부 정치권 이런 데서는 "적대적 M&A다" "약탈적이다" "경영권 탈취한다" 뭐 이런 얘기들이 막 나오고 있는데 이런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이게 지금 MBK의 주장이거든요. MBK같은 경우는 오늘 10시부터 공개매수 개시 이후에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합니다. 그래서 청취자분들이나 투자자분들이 열심히 기자간담회를 하면 바로 기사들이 나올 테니까 그 기사들도 조금씩 주의 깊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이 내용은 어떤 내용이 나올지 재미있게 한번 관전자로서 지켜볼 필요도 있을 것 같고요. 최윤범 회장 측이 지금 수세에 몰린 꼴인데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 같아요.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 김정남 : MBK와 영풍이 막대한 자금을 통해 최 회장 측의 손발을 사실상 묶어놨다는 분석이 많은데요. 그렇다고 최 회장 측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죠. 최씨 일가 측은 MBK의 공개매수를 최대한 방해하기 위한 대항 공개매수를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항 공개매수는 말 그대로 공개매수에 대항하는 공개매수입니다. 공개매수를 하는 주주가 기존에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여기 문제가 하나 있는데 현행 자본시장법은 공개매수 기간 공개매수자의 특별관계자가 별도로 매수에 나서는 걸 금지하고 있는데요. 현재 고려아연을 경영하는 최씨 일가는 장씨 일가와 특별관계자로 묶여 있습니다. 최씨 일가는 MBK의 공개매수를 계기로 최씨와 장씨의 동업은 공식적으로 끝났고, 이 특별관계자를 해소하는 공시를 할 예정입니다.
◆ 조태현 : 공시는 좋은데 그렇다면 결국에는 돈이 있어야 될 거 아니에요? 돈은 뭐 어떻게 구한대요?
◇ 김정남 : 관건은 돈인데 이게 MBK의 최소 매수 지분이 6.98%입니다. 그래서 이를 확보하는 데만 한 1조 원 정도거든요. MBK가 지금 여기 14% 하는데 2조 원 넘게 태운다는 보도가 나왔으니까 1조원 넘게 정도 돈이 드는데 이 돈을 구하는 게 사실 관건이죠. 고려아연 쪽도 이게 지금 고민인데 양측 간의 지분 확보 경쟁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텐데요. 이 확보 경쟁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이게 지금 경영권 분쟁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조태현 : 결국에는 그런데 MBK의 이 막대한 자금력을 이겨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간에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주목할 만한 포인트 가운데 하나를 또 꼽자면 울산 정치권이 참전을 했다는 점이거든요. 정치권이 왜 나설 때가 아닌데 왜 나선 거예요?
◇ 김정남 : 고려아연이 울산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의례 이런 이슈들 나오면 정치인들이 그렇듯이 아무래도 지역 경제에서 고용이라든가 이런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는 게 크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기업이 그래서 우려나 혹은 항의 이렇게 할 수 있죠. 울산시장이라든가 시의원들이 추석 연휴 때 나서서 굉장히 좀 자극적으로 언급을 했죠. "적대적 M&A다" "중국계 자본에 넘어간다" 이런 말들을 했는데요.
◆ 조태현 : 적대적 M&A까지는 알겠는데 중국계 자본은 왜 튀어나온 얘기예요? 중국계 자본입니까 여기가?
◇ 김정남 : 뒤에 제가 설명을 드리겠지만 MBK에서는 우리는 절대 중국계 자본이 아니다, 국내 사모펀드라고 얘기를 계속 하고 있는데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중국계 자본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아무래도 이게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고 중국계도 좀 있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이것도 MBK 쪽에서는 강하게 반발을 하긴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절대 중국 게 아니다" 그런데 이거는 그냥 정치인들이 그냥 한마디 했네. 이 정도로 보기는 약간 어려울 것 같은게 적대적 M&A가 그냥 저희가 그냥 듣고 그냥 뭐 저렇게 얘기하네 그러고 넘길게 아닌 게 고려아연 지분을 7.8% 정도 들고 있는 또 다른 주요 주주가 국민연금입니다. 그래서 현재 제가 인위적으로 우호 지분까지 더해서 계산을 해보니까 고려아연 지분율이 장형진 영풍 고문 측이 33.1%, 최 회장 측이 34.3%인데 만약에 MBK가 14% 넘는 최대 매수 성공한다면 과반이 넘어서 우위 점할 수 있는데 만약에 10% 미만이다. 예를 들어서 공개매수 매수한 규모가 그렇게 과반에 미치지 못한다 이러면 약간 상황이 복잡해집니다. 그때 최 씨 일가가 MBK 공개매수를 최대한 방해하고 국민연금이 만약에 최 씨 쪽의 손을 들어준다면 최 씨 측에 약간 유리하게 상황이 반전될 수도 있는 것인데요.
◆ 조태현 : 여론전이네요. 그러니까.
◇ 김정남 : 완전한 여론전입니다. 그러니까 고려아연 같은 경우는 지금 일격을 당했잖아요. 그래서 울산 정치권 등에서 나서고 있는 여론전에 상당히 기대고 있는 그런 모습입니다. 어제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 같은 경우도 기업 사냥꾼의 적대적 약탈적 M&A라고 판단하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다.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그러니까 국민연금 같은 경우는 국가가 개입 운영을 하고 있고 아마 이번 주총에서도 아마 캐스팅보터가 될 텐데 민간 기업의 경영권 분쟁에서 직접 이렇게 저렇게 개입하는 것은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이런 윤리적 명분 이런 게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거든요.그래서 양측이 적대적 M&A가 맞다 아니다 중국계 자본이 맞다 아니다 약탈적이다 기업 사냥꾼이다 이런 걸 두고 지금 굉장히 치열하게 여론전을 펴고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국민연금의 그런 어떤 비중이 크기 때문에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굉장히 좀 복잡한 문제가 돼 가는 것 같은데 말씀해 주신 대로 잠시 뒤에 진행될 기자간담회 이 내용부터 챙겨보면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와 함께 경영권 분쟁에 관련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정남 : 네 감사합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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