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압박 커지는 한은… 연내 1번? 2번? 부동산이 변수

김지현 기자 2024. 9. 1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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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 단행으로 한국은행도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해 경기 하강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이 오는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다 해도 추가 금리 속도는 매우 더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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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통위, 내달 금리인하 전망
8월 물가 2%로 안정세속
소비심리는 위축 분위기
“경기침체 선제대응” 목소리
가계대출 증가세는 여전
“인하속도는 더딜 가능성”
국내 금융시장은 어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4년 6개월 만에 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한 가운데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 단행으로 한국은행도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해 경기 하강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물가상승률과 민간소비 회복 속도를 고려하면 긴축을 완화할 여건은 충분히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다음 달 초까지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은 기준금리 결정의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Fed가 한 번에 0.50%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하면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를 향한 금리 인하 압박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미 대통령실은 지난달 22일 열린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하자 곧바로 “내수 진작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는 결정”이라는 부정적 의견을 이례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한은이 지난 5월 기준금리를 내렸어야 한다며 ‘실기론’을 제기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Fed가 빅컷을 했기 때문에 한은의 10월 인하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며 “금리 인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를 낮출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호조를 이어가지만, 고금리에 가계 여윳돈이 줄어들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있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집계를 보면,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2% 감소했다. 다만, 한은은 하반기 내수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통화정책 ‘제1 목표’인 물가 측면을 보면 금리 인하 조건이 마련됐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0% 상승하는 데 그치며, 지난 2021년 3월(1.9%)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안정됨에 따라 물가 상승률이 1%대 후반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긴축 완화로 환율 상승 부담도 덜게 됐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의 통화정책 피벗이 시작돼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향후 국내 경기·물가 및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여력이 커졌다”고 밝혔다.

다만, 한은이 오는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다 해도 추가 금리 속도는 매우 더딜 것으로 보인다. 박종우 한은 통화정책 담당 부총재보는 지난 12일 기자설명회에서 한국의 금리 인상 폭이 주요국 대비 낮은 점을 거론하며 “인하 사이클에서도 조정의 폭이나 속도에 대한 기대를 형성할 때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국고채 등 시장금리가 연내 2회 인하 수준을 선반영하고 있지만, ‘과도한 기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로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가속될 수 있다는 한은의 고민을 반영한다. 실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이달부터 시행되고 은행들도 자체적으로 대출 공급을 줄이고 있지만, 가계대출 감소 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은 상황이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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