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경쟁 고려아연·영풍 ‘주가 지붕킥’

최지영 기자 2024. 9. 1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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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간 동업관계를 이어온 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노골적인 수준의 여론전으로 확산하고 있다.

고려아연 지분 매입을 공식화한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19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무분별한 투자가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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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적 M&A”vs“구조개선”
경영권 분쟁에 여론전 격화
고려아연, 장중 72만원 터치
영풍은 2거래일 연속 상한가
장형진(왼쪽 사진)·최윤범

75년간 동업관계를 이어온 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노골적인 수준의 여론전으로 확산하고 있다. 고려아연 지분 매입을 공식화한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19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무분별한 투자가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고려아연은 “기업사냥꾼의 약탈적 인수·합병(M&A) 시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고려아연 주가는 전일 대비 5만1000원(7.65%) 오른 71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신고가인 72만 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영풍은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50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영풍정밀 역시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영풍그룹과 관련이 없는 영풍제지도 188원(14.41%) 급등한 1493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경전은 갈수록 과열되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의 부채 규모는 최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난 2019년 410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4110억 원으로 35배나 늘어나 수익성이 크게 하락해 왔다”며 “고려아연의 연결 영업이익 마진율은 2019년 12%였으나 지난해 6.8%로 5.2%포인트 감소하는 등 무분별한 투자가 기업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2019년 이후 고려아연의 38개 투자 건 중 30개 기업들이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기록한 누적 당기순손실 금액은 5297억 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국가 기간산업이자 비철금속 제조업 분야 세계 1위인 고려아연에 대한 기업사냥꾼의 적대적 M&A라고 판단한다”며 “고려아연 경영권을 인수한 후 MBK가 해외 자본에 회사를 재매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려아연은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과 사외이사 등에게 업무상 배임, 손해배상 청구 등의 민·형사상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1949년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공동 설립한 영풍그룹은 1974년 고려아연 설립 이후 고려아연은 최 씨 일가가, 전자 부문 계열사는 장 씨 일가가 맡는 ‘분리 경영’을 해 왔지만 이 같은 공동 경영 시대가 3세 경영에 접어들며 막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22년 최 창업주의 손자인 최 회장이 취임한 뒤 고려아연이 각종 유상증자를 통해 우군 지분을 늘리며 독립 경영을 시도하고 지난 6월 양사 동업경영을 상징하는 서린상사의 경영권을 고려아연이 가져오는 등 갈등이 커졌다.

최지영·이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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