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랜 '옷 찢는 세리머니 준비했는데" 고비 넘고 4승...'헐크 타임' 시작한 강동궁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24-25시즌이 되자마자 좋은 기운이 내게 몰려들고 있다" 개인 통산 4승을 쌓으며 '헐크 타임'을 만든 강동궁(SK렌터카)이 미소지었다.
지난 1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 2024 한가위' 결승전서 강동궁은 무라트 나지 초클루(튀르키예, 하나카드)를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4-3(3-15, 15-13, 6-15, 15-8, 15-14, 13-15, 11-0)으로 꺾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강동궁은 지난 6월 열린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PBA 챔피언십'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86일 만에 통산 4번째이자 이번 시즌 2번째 우승 타이틀을 획득했다.
여기에 우승상금 1억원을 추가하며 누적 상금 5억원(5억 9,400만원)을 돌파했다.
한 시즌 2개 투어 우승 기록은 PBA서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 조재호(NH농협카드)에 이은 3번째 기록이다.
경기 후 강동궁은 "우승한게 꿈인지 생신지 모르겠다"며 "24-25시즌 되자마자 좋은 기운이 내게 몰려들고 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23-24시즌까지 3년 정도 삼재였다. 너무 힘들었다. 평소 미신을 믿지는 않는데 요즘 좋은 일이 계속 생긴다. 정말 행복하다"며 벅찬 감정을 전했다.
이하 강동궁 일문일답
24-25시즌 흐름이 좋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지?
- 그동안 우승한 뒤 대회서 잘 풀리지 않았던 기억이 많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충분히 잘 치고 있지만, 위기 역시 많았다. 그럴 때마다 하늘에서 나를 도와주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질 거 같았는데도 이상하게 이기는 경기들이 있었다. 한 경기씩 이기면서 자신감도 올라왔다. 좋은 플레이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김재근을 상대한 8강 경기와 세미 사이그너를 만난 준결승 경기가 만만치 않았는데?
- 김재근 선수와 경기가 쉽게 풀릴 줄 알았다. 그러나 김재근의 선수 구력이 대단했다. 4세트에서 크게 앞서다 역전당했다. 5세트는 쉽지 않겠다고 느꼈다. 5세트에 정말 말도 안 되는 행운의 샷(1이닝 2번째 뱅크샷)이 성공했다. 그러면서 뱅크샷 4개를 연달아 성공해 냈다. 행운의 여신이 내게 왔다. 사이그너와 경기서는 1세트에 승률이 10%까지 떨어졌다고 봤다. 사이그너가 초반에 크게 앞서 나갔다. 어려운 세트를 뒤집으면서 승기를 잡았다.
무라트 나지 초클루를 예전부터 어려워했는데?
- 당구선수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선수들을 만났다. 웬만한 선수들을 상대로는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초클루에게는 유일하게 매번 크게 밀렸다. 질 때마다 힘도 못 써보고 졌다. 23-24시즌 월드 챔피언십서 초클루에게 한 번 승리했지만, 32강인데다 리그전이어서 부담 없는 경기였다.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도 몸에 힘이 들어갔다. 부담이 컸다. 초반부터 상대를 많이 의식했다. 초클루가 1세트부터 굉장히 잘 쳤다. 하지만 넘어간 것만 같았던 2세트와 5세트를 잡아내면서 분위기를 잡았다. 그러나 초클루는 예나 지금이나 까다로운 상대다.
우승 후 헐크 장갑 셀레브레이션을 선보였는데?
- 현재 운영중인 '강차당구연구소' 지인이 다음 우승 때 헐크 장갑을 손에 끼라고 하더라. 해외 주문까지 하셨다. 원래 옷을 찢고 헐크 복장을 드러내는 셀레브레이션을 하려고 했는데 옷을 준비하지 못했다. 그동안 명절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리 옷을 준비해야 했다. 앞으로는 차에 헐크 복장을 미리 준비해둬야겠다.
24-25시즌 4차 투어까지 3번이나 결승에 올랐고, 2번이나 우승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는지
- 이전과 달리 연습량을 많이 소화하지는 않았다. 24-25시즌에 맞춰서 하지 않았던 유산소 운동과 체력 훈련을 시작했다. 물론 운동 강도를 세게 소화하지는 않았지만, 운동을 시작한 뒤 안 좋았을 때보다 정신력이 강해졌다. 당구연구소를 차리면서 어린 후배들에게 레슨을 하고, 함께 당구를 연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어릴 적 배웠던 공이 다시 기억나더라. 당구를 새롭게 알아가고 있다. 특히 팀리그에서 우리 팀(SK렌터카)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1라운드부터 우승한 게 믿기지 않는다.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사진=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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