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에 속았다" 논길 우회로 갔다가 수시간 갇힌 귀경객들

윤한슬 2024. 9. 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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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마지막 날 귀경길에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을 따라 주행하다 차량 정체로 인해 논길 한복판에서 수 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는 사연이 온라인상에 다수 올라와 주목을 받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추석 당일인 지난 17일 충남 아산시 인주면에서 평택호 방향으로 가는 논길에서 수 시간 동안 꼼짝도 못 한 채 정체를 겪었다는 이용자들의 성토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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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논길에 차량 몰려 정체 '극심'
"감옥 갇혀… 빠져나가는 데 3시간"
"5시간 이상 도로에 갇혀있을 뻔"
티맵 측 "한때 우회로가 더 빨라"
추석 당일인 지난 17일 충남 아산시 인주면에서 평택호 방향으로 가는 논길에 차량이 몰리면서 수 시간 동안 갇히는 일이 발생했다. SNS 캡처

추석 연휴 마지막 날 귀경길에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을 따라 주행하다 차량 정체로 인해 논길 한복판에서 수 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는 사연이 온라인상에 다수 올라와 주목을 받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추석 당일인 지난 17일 충남 아산시 인주면에서 평택호 방향으로 가는 논길에서 수 시간 동안 꼼짝도 못 한 채 정체를 겪었다는 이용자들의 성토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A씨는 "내비게이션이 이상한 농로로 보내 1시간째 갇혀 차 수백 대가 늘어서 있다. 내비게이션에 속은 차들"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차량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농로에 차량들이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차량 양옆으로는 논이 펼쳐져 있었다.

B씨는 "빨리 가려다 감옥에 갇혀버렸다. 5㎞ 남았는데 여기서 30분째"라며 "아산 인주교차로 논길로 가지 마라. 빠져나가는 데 3시간 걸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17일 충남 아산시 인주면에서 평택호 방향으로 가는 논길에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SNS 캡처

오전 9시 8분 전남 순천시에서 출발해 경기북부지역으로 향하던 C씨는 티맵 이용 화면을 캡처해 공유했는데, 총거리 453㎞에 11시간 27분이 걸렸다고 찍혀 있었다. 평소라면 4~5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다.

그는 "역대급 귀경길. 성묘 마치고 일찍 출발한다고 했는데, 도착까지 13시간 걸렸다. 티맵의 논길 우회 안내로 여러 차량이 뒤섞여 혼란이었다. 다시는 명절 때 티맵을 안 써야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C씨가 올린 사진엔 차가 끝도 없이 늘어선 모습이 담겼다.

17일 밤에 글을 올린 D씨는 "당진에서 화성 올라오다가 39번 국도, 38번 국도 (옆) 논길로 안내했던 티맵 덕분에 39개월, 4개월 아기 데리고 5시간 이상 도로에 갇혀있을 뻔했다"고 썼다. 그는 "갇힌 지 40분쯤 됐을 때 꼼짝 않고 가만히 있는 차들 보면서 남편과 이건 아니라고 큰길로 빠져나가는 진입로에서 갑자기 진로 변경해서, 티맵 무시하고 네이버지도 보면서 아산 인주공단 빠져 나왔다. 근데 여기 아직도 정체다. 계신 분들 힘내시라"라고 글을 올렸다.

D씨가 논길을 지난 건 해가 떠 있는 이날 오후 시간이었지만, 폐쇄회로(CC)TV 캡처 화면에선 밤 시간에도 차량이 길게 늘어선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17일 충남 아산시 인주육교 부근에서 촬영된 도로 상황. 밤 시간대에도 차량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SNS 캡처

공교롭게도 이들의 성토 대상이 된 건 주로 티맵이었으나, 카카오맵 이용자도 일부 이 길로 안내를 받아 수 시간 갇혀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엔 "어제 논두렁에 있던 사람이다. 앞으론 길이 막혀도 절대로 고속도로로 다닐 거다. 카카오맵이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내비게이션 앱 운영사 측은 당초 논길로 우회하는 것이 큰 도로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빨랐으나 이 정보가 앱에 반영된 후 우회로로 차량이 몰려 정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논길은 CCTV 등이 없어 실시간 교통 상황을 파악하기가 어려우므로 한동안 우회로로 안내가 됐다는 것이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길 안내를 할 때 교통상황, 거리, 요금, 시간, 도로의 상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안내를 하는데, 추석 당일 주도로에선 차가 밀려 46분 걸리는 반면 같은 거리를 농로로 가면 16분이 걸리는 걸로 나와 우회로로 안내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회로 이용 차량이 확 늘어나 병목현상이 발생한 것 같은데, 교통 상황을 바로 수집할 수 없어 좀 더 많은 차량이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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