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일본인 피습에 日기업 불안 확산…"빨리 떠나고 싶다"
선전시 일본인 약 3600명…일부 일본인학교 휴교 예정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발생한 일본인학교 아동 피습 사건으로 중국에 진출하는 일본계 기업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됐다고 지지(時事)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앞서 18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일본인학교로 등교하던 10세 초등학생 1명을 한 남성(44)이 흉기로 습격했다. 사건 현장은 학교에서 약 200m 떨어진 인도로, 당시 해당 학생은 부모와 함께 등교 중이었다.
주중국 광저우 일본총영사관 기지마 요시코 총영사는 19일 중국에서 피습된 일본인 초등학생이 사망했다고 전하면서 "매우 슬픈 일"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6월에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난 바 있어, "빨리 중국을 떠나고 싶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통신이 전했다.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으로 구성된 중국일본상회는 습격 사건 직후 "이 사건의 발생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다시 한 번, 일본인의 안전 확보를 양국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고 싶다"는 담화를 냈다. 6월 사건에서는 성명을 내지 않아 이례적인 대응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 일본기업 간부는 "자녀를 가진 주재원의 가족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주재를 희망하는 사원에 대해서도 "틀림없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일본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을 비판하는 불만도 흘러나온다. 일본계 상사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물론 일본 정부에서도 적절한 정보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피습 사건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의 발표 전 먼저 정보를 입수해 사내에 주의를 환기시켰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대응은 뒷북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선전시는 첨단기술 개발이 한창이어서 '중국의 실리콘밸리'로도 불린다. 도요타자동차가 연구개발 합작회사를 두는 등 일본 기업도 많이 진출해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중국 본토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약 3600명의 일본인이 선전에 산다.
니혼게이자이는 "학교 경비 강화 등 대응을 서두르지만 일본인 사회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선전시의 일본인학교는 이번 주에는 휴교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 일본인학교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메일을 통해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일본어를 말하지 않는다', '아이를 혼자 외출시키지 않는다' 등의 유의사항을 전달했고, 19일부터 경비원에 더해 직원에 의한 감시 체제를 강화했다. 광저우 일본인학교도 불필요하고 급하지 않은 외출을 삼가도록 주의를 환기시켰다.
일본 내부에서는 1931년 만주사변의 발단이 된 류탸오후(柳條湖) 사건이 이번 아동 피습과 연관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범행 동기는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일본인을 겨냥한 계획적인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9월18일은 만주사변의 발단이 된 류탸오후 사건이 일어난 날이다. 올해로 93년이 지났다. 사건이 일어난 동북부 랴오닝성의 14개 도시 등 중국 각지에서는 18일 오전 사이렌을 울렸다. 사건 현장에 가까운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의 9·18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약 1000명이 참여했다고 관영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만주사변은 1931년 9월18일 일본 관동군이 봉천(현재의 선양) 외곽에서 남만주철도 선로를 폭파한 류탸오후 사건에서 시작됐다. 일본은 중국측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군사행동을 전개했다. 중국에서 9월18일은 국치의 날로도 불린다.
선전에 거주하며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한 일본인 여성은 니혼게이자이에 "중국 정부가 항일전쟁 등의 기념일로 규정하는 날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새삼 느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일부 중국 언론은 주로 일본 정부의 발표나 해외 언론의 기사를 인용하는 형식으로 피습 사건을 보도했다. SNS에서는 "폭력은 애국이 아니다"라고 사건을 비난하는 글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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