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서는 있을 수 없는 일"...北 소품조 출신이 전한 당시 상황 [Y녹취록]

YTN 2024. 9. 1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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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윤보리 앵커, 박기완 앵커

■ 출연 : 한서희 탈북 방송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북한에서 소품조로 활동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소품조, 사실 저는 처음 들어보는데 어떤 활동을 하신 걸까요?

◆한서희> 소품조라고 하면 무슨 물건인가라고 얘기하시지만 북한은 공연을 할 때 대품 공연, 중품 공연, 소품 공연, 이렇게 공연 종목을 나누거든요. 그래서 대품 공연은 예술단 전체가 다 같이 하는 공연을 대품 공연이라고 하거든요. 이런 경우에는 공식적인 공연이라고 볼 수 있겠죠. 소품 공연 같은 경우에는 비공식적인 공연이 되게 많습니다. 그래서 중품, 소품은 주로 지방 순회공연 다닐 때 조를 짜서 다니는 공연의 이름이기도 한데 제가 속했던 소품조 공연단은 김정일이 보안성 내 별장에 오면 그때 저희가 가서 적은 규모의 공연단이 빠르게 들어가서 공연을 펼치는 그런 조였어요. 그래서 소품조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앵커> 김정일이라고 하면 북한 정권에서는 최고존엄이라고 했는데 그런 김정일 앞에서 공연을 하려면 떨리기도 했을 것 같아요. 어떠셨어요?

◆한서희> 처음에는 너무나도 떨렸죠. 왜냐하면 실수를 한다든가 내가 음이탈을 한다든가 이러면 큰 처벌을 받지 않을까. 처음 들어왔을 때는 목소리도 제대로 못 내고 그냥 흉내만 내고 들어오게 되었는데 두 번, 세 번 들어가니까 그때부터는 조금 편안해지기도 하고. 그런데 사실 공연이라는 게 무대에서 하는 공연보다는 연회석상에서 본인들 술 마시고 얘기하면서 저희 공연을 보는 거라서 그다음부터는 우리를 집중 안 하니까 편하게 해도 되겠다, 이런 마음에 익숙해지기도 했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모든 북한이라는 곳이 다 다 김정일을 위한 거고, 김 부자 체제를 위한 것이다 보니까 인권이라는 게 없었던 것 같아요. 정일이 공연을 언제 올지도 모르는 상황에 언제쯤 간다라고 하면 저녁 7시부터 화장하고 메이크업하고 머리 스프레이를 가득 뿌리고. 여성들 같은 경우에는 너무 무겁거든요. 그 머리에 군복을 그대로 의상을 입고 진짜 한 3~4시간씩 대기하고 앉아서 졸다가 갑자기 왔다 이러면 일어나서 공연을 새벽에도 해야 되는 이런 상황들이 있어서 지금 생각해보면 참 이건 정말 대한민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아까 잠깐 말씀해 주셨는데 실수라든지 음이탈을 하게 되면 정말로 처벌도 있습니까?

◆한서희> 보통은 남한에서 그러죠. 아오지탄광 가나요? 라고 하는데 다 그렇게 음이탈해서 아오지탄광 보내면 누가 노래하겠습니까? 그래서 보통은 사상투쟁회라고 해서 엄청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주죠. 조원들이 모인 데서 얼마나 충성심이 부족했으면 공연장소에서 실수를 하느냐 하면서 사상투쟁회를 벌이고 집단왕따 같은 것들이 시작되는 거죠. 그래서 잘못을 했으니 화장실 청소를 해라. 비판서를 써라, 이런 것들이 계속되고. 그런 스트레스가 정말 아오지탄광 가는 것 못지않게 힘들거든요. 그래서 그런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서 공연할 때는 늘 실수하지 말아야 되고 굉장히 조심스러워지는 거죠.

대담 발췌 : 이선 디지털뉴스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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