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공포로 바꾼 ‘삐삐 폭탄’…레바논·시리아 3000여명 사상

2024. 9. 1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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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워키토키)가 이틀간 무더기 폭발하면서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약 3000명이 부상을 입었다.

NYT에 따르면 레바논의 한 고위 안보 소식통은 이스라엘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가 수개월 전 헤즈볼라에서 구입한 삐삐 5000개에 폭발물을 심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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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삐삐·무전기 폭발
이스라엘 “전쟁의 새로운 단계”
헤즈볼라, 즉각적인 보복 예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워키토키)가 이틀간 무더기 폭발하면서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약 3000명이 부상을 입었다. 폭발의 배후로 지목된 이스라엘이 전쟁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다며 사건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중동 전쟁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레바논 동부 베카밸리와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 등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휴대용 무전기가 연쇄 폭발하며 최소 20명이 숨지고 400명 넘게 다쳤다. 전날에는 헤즈볼라 거점을 중심으로 삐삐 수천 대가 동시다발로 터지면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2명이 사망했고, 약 280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발생한 휴대용 무전기에는 삐삐보다 더 많은 폭발물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사진 자료를 기반으로 NYT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폭발한 무전기는 삐삐보다 3배 크고 무거웠으며 더 큰 화재를 일으켰다. 레바논 민방위대에 따르면 휴대용 무전기 폭발로 최소 71채 주택이 불타고 18개 차량이 화재로 소멸됐다.

삐삐와 무전기에 폭발물을 심은 배후로는 이스라엘이 지목된다. NYT에 따르면 레바논의 한 고위 안보 소식통은 이스라엘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가 수개월 전 헤즈볼라에서 구입한 삐삐 5000개에 폭발물을 심었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가자 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사이가 더욱 악화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이 발생하면서 1년 가까이 이스라엘 북부에서 이스라엘과 대치 중이다. NYT는 “군사 전문가는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이 전술적으로 성공적이었다”면서도 “여전히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 주둔하고 있고, 해당 지역 주민의 귀환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18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전날 북부에 있는 라맛 다비드 공군기지를 방문해 새로운 전쟁 단계를 언급했다. 그는 공군 장병에게 “무게 중심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우리는 병력과 자원, 에너지를 북쪽으로 돌려놓고 있다”며 “나는 이 전쟁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이에 적응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어 “우리는 당분간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 전쟁에서는 엄청난 용기, 결단력 그리고 인내심을 요구한다”며 “북부 전선에서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는 명확하고 단순하다. 북부지역 피란민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영상 성명을 통해 “이미 말했듯이 우리는 북부 주민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CNN 방송은 갈란트 장관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 발언은 중동을 다시 확전 위기의 가장자리로 몰아넣은 이번 작전에서 이스라엘의 역할을 암묵적으로 시인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헤즈볼라는 “우리는 이 범죄적 침략에 대해 이스라엘의 적에게 전적인 책임을 묻는다”며 즉각 보복을 예고했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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