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사막의 마지막 수호자 몽골 곰 '마자알라이'
육식 동물이나 나무 뿌리·열매도 먹어
기후변화·광산개발 등으로 생존 위기
고비 사막의 마지막 수호자 몽골 곰인 ‘마자알라이(Mazaalai)’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고비 사막. 끝없이 펼쳐진 모래와 바위, 극한의 온도 차가 지배하는 이 험난한 환경 속에서 한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바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막에서 사는 곰인 마자알라이다.
마자알라이는 단순히 곰 이상의 존재다. 그들은 고비 사막의 상징이며, 이 지역의 생태계를 지탱하는 마지막 수호자다. 하지만 그들의 생존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몽골의 고비 사막에서 52마리(2022년) 정도로 추정되는 마자알라이는 매일매일 생존을 위한 싸움을 벌인다. 1920년대 초, 알타이산맥 아지보그드에서 낯선 곰의 발자국이 처음 발견됐다. 이후 러시아 과학자들이 이 곰이 새로운 종임을 밝혀내면서, 마자알라이는 고비곰(Ursus Arctos Gobiensis)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생존은 여전히 큰 도전이다.
전체적인 모습은 숲에 사는 갈색 곰과 비슷하지만 몸집이 더 작다. 마자알라이의 평균 체중은 90~100㎏, 몸 길이는 약 150㎝, 키는 80~92㎝다. 이 곰들은 사막의 거친 환경 속에서 은밀하게 이동하며 주로 밤에 활동, 연구자도 그들의 모습을 포착하는 것이 어렵다. 성숙한 수컷은 ‘샤르마하이’, 암컷은 ‘에브쉬’, 새끼는 ‘알람차그’라고 부른다. 연구에 따르면 마자알라이는 5월 중순부터 번식기가 시작되며, 샤르마하이는 짝을 찾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한다. 번식기는 15~20일간 지속되며, 임신한 에브쉬는 다음 해 2월에 굴에서 1, 2마리의 알람차그를 낳는다. 어미는 새끼를 2년 동안 돌보며, 새끼를 돌보는 동안에는 번식에 참여하지 않는다. 에브쉬는 4살부터 번식이 가능하며, 일생(평균 20년) 동안 8번 정도 출산해 8~12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다. 다만 기후 조건과 생태적 요인에 따라 출산율은 달라질 수 있다. 마자알라이는 번식기 동안 수컷들끼리 싸움을 벌이며, 승리한 마자알라이는 반드시 패배자를 죽인다.
마자알라이는 원래 육식 동물이지만, 사막의 척박한 환경이 그들의 식단을 바꿨다. 바즈나 뿌리와 하르마그 열매로 주로 식사를 하며, 곤충과 소형 설치류도 가끔 먹는다. 고비의 산악지대에 비가 많이 올 때, 큰 녹색 잎과 화려한 분홍 꽃이 피는 바즈나가 자란다. 즙이 많은 이 식물의 줄기와 뿌리가 여름과 가을 마자알라이의 주된 먹이가 된다. 가을에는 하르마그 열매도 먹는다.
마자알라이는 육식 동물로서 짧은 소화 기관을 가지고 있어 식물성 먹이를 소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식물의 껍질, 씨앗, 열매 등이 완전히 소화되지 않고 배출된다. 특히 가뭄이 심한 해에는 바즈나가 잘 자라지 않아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며, 이로 인해 충분한 체중을 유지하지 못해 겨울잠에 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3월과 4월 초에 굴에서 나오며, 이 시기에는 말라버린 풀, 수카이, 제르겐나, 갈대 등을 먹는다.
산지와 구릉지의 바위투성이 계곡과 골짜기에서 자라는 바즈나 뿌리를 캐는 데 마자알라이는 많은 힘을 소비한다. 이로 인해 앞발의 발톱이 심하게 닳고 무뎌진다. 또한, 나이가 든 마자알라이의 이빨은 거의 잇몸과 같은 수준으로 닳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마자알라이가 고비 사막의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어려운 생존 조건 속에서도, 마자알라이는 자연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비 사막의 ‘청소부’로서 죽은 동물의 사체를 처리, 사막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또한 지하수를 찾기 위해 땅을 파고, 이를 통해 다른 동물들에게도 물을 공급한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자알라이의 미래는 어둡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사막기후 변화, 유목민들의 가축 수 증가, 광산개발로 인해 점점 더 그들의 생존은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몽골 정부와 국제기구들은 마자알라이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자들은 유전 샘플과 자동 카메라 데이터를 활용하여 마자알라이 돕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몽골 정부는 2월 28일을 ‘마자알라이 곰의 날’로 지정하여 매년 그들을 기념한다. 2025년 국제 곰 연구 학회의 정기 회의를 몽골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마자알라이의 이야기는 단순한 동물 보호를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와 생명체들에 대한 책임을 일깨워 준다. 그들의 작은 발걸음 하나하나가 고비 사막의 큰 역사를 쓰고 있으며, 그들의 생존이 곧 인류의 생존과 연결되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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