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레바논 무선호출기 폭발 연루설에 "무관한 일"

정부 대변인 "헝가리 기업, 무역중개만 해"
"폭발한 장치 헝가리 반입한 이력도 없다"
EU 집행위, 기업 CEO 근무설에 "사실무근"

[발벡=AP/뉴시스]헝가리 정부가 자국 기업이 레바논에서 발생한 무선호출기 폭발 사건과 연루됐다는 주장에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은 지난 18일(현지시각) 레바논 동부 발벡의 한 주택에서 폭발한 무전기 잔해가 소파에 놓여 있는 모습. 2024.09.19.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헝가리 정부가 자국 기업이 레바논에서 발생한 무선호출기 폭발 사건과 연루됐다는 주장에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폴리티코, AP 등 외신을 종합하면 졸탄 코바치 헝가리 정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각) "당국은 문제의 회사가 헝가리에 제조나 운영 시설이 없는 무역 중개업체임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코바치 대변인은 "신고 주소에 관리자 한 명이 등록돼 있고 언급된 장치(폭발한 장치)는 헝가리에 있었던 적이 없다"라면서 "헝가리 국가안보기관은 모든 관련 국제 협력기관·단체와 공조하고 있다. 헝가리에 이 사건은 국가 안보에 위험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대만에 본사를 둔 골드 아폴로는 공격에 사용된 AR-924 호출기가 헝가리 회사인 BAC컨설팅에서 제조·판매했다고 밝혔다.

BAC컨설팅은 호출기에 골드 아폴로의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생산·판매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5월 법인이 등록된 해당 회사는 그 해 72만5000달러(약 9억6737만원), 지난해 59만3000달러(약 7억9124만원) 수익을 올렸다.

[시돈=AP/뉴시스] 18일(현지시각) 레바논 남부 시돈에 주차된 자동차 한 대가 내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무전기 폭발로 파손돼 있다. 지난 17일 레바논 전역에서 호출기 수천 대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12명이 숨지고 2800여 명이 다친 데 이어 이튿날에는 헤즈볼라가 사용하던 무전기가 레바논 곳곳에서 폭발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450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2024.09.19.

BAC컨설팅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 이력서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서 근무했다고 기재했다.

이와 관련해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해당 CEO는 집행위원회에서 근무한 사실이 없다며 외부 공급업체를 통해 위원회와 관련된 일을 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알렸다.

전날 레바논 전역에서 친(親)이란 성향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주로 사용하는 무선호출기가 폭발해 사망자 10여 명과 부상자 3000여 명이 나왔다.

사건이 발생하자 헤즈볼라는 즉각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사건과 관련한 논평을 거부하고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 모사드가 무선호출기 폭발 배후에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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