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중 의자로 ‘퍽’… 난장판 된 브라질 시장 후보 토론
브라질 상파울루 시장 후보가 TV 토론 중 상대 후보를 의자로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생방송 중에 생긴 상황이기에, 이 장면은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18일(현지 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저녁 브라질 공영 방송사 쿠우투라에서는 상파울루 시장 후보 6명이 출연하는 TV 토론이 생중계됐다.
당시 파블루 마르사우(37) 후보는 브라질 TV·라디오 진행자 출신인 조세 루이스 다테나(67) 후보에게 과거 불거진 성희롱 의혹을 공격 소재로 삼았다. 2019년 한 리포터가 다테나 후보가 성적인 발언을 일삼았다고 경찰에 고발했으나, 경찰 조사 단계에서 각하됐다.
이에 다테나 후보는 성희롱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마르사우 후보를 향해 발언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다만 마르사우 후보는 이런 요구를 거절했다. 되레 다테나 후보를 향해 “짖기만 할 뿐 물지는 않는다”며 “당신은 토론 중에 내게 다가와서 나를 때리려고 했지만, 당신은 그럴 만큼 남자답지 못하다”고 했다.
폭력 사태는 이 같은 발언 직후 벌어졌다. 분노한 다테나 후보가 의자를 들어 마르사우 후보의 등을 내려친 것이다. 당시 상황은 실시간으로 전파를 탔는데, 여기에는 폭행으로 현장에 있던 다른 후보의 비명도 고스란히 담겼다. 마르사우 후보 역시 폭행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듯 놀란 반응이었다. 카메라가 화면을 사회자 쪽으로 급하게 돌렸지만, 당황한 사회자 표정과 급하게 무대로 달려가는 스태프들의 모습이 함께 잡혔다.
현장에서 별도로 촬영된 영상에는 폭행 이후의 장면이 등장한다. 이를 보면, 다테나 후보는 한차례 폭행 직후에도 흥분이 가시지 않는 듯 지속해서 의자를 들고 재차 폭행하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스태프 등 최소 6명이 저지를 위해 다테나 후보의 팔을 붙들었다.
돌발 상황 이후 TV 토론은 곧바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사우 후보는 인근 시리오 리바네스 병원에서 치료받고, 다테나 후보를 경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사우 후보는 현지 취재진에 “크게 다치지 않았다는 소견을 받았지만,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며 “변호인을 통해 다테나 후보를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다. 마르사우 후보 보좌진은 브라질 현지 언론에 그가 갈비뼈 골절 진단을 받았으며, 손가락 중 하나가 탈구됐다고 말했다.
마르사우 후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고 재차 다테나 후보를 비난했다. 마르사우 후보는 지난 7월 미국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중 피격당한 사진, 2018년 10월 브라질 대선을 앞두고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흉기 습격당한 사진, 이번 토론에서 자신이 다테나 후보로부터 의자로 맞는 장면을 캡처한 사진을 나란히 배치해 올린 뒤 “이 모든 증오는 대체 왜?”라고 적었다.
다테나 후보는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자기 행동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테나 후보는 “마르사우 후보는 증거가 없어서 경찰이 조사조차 하지 않은 사건을 거론했다”며 “우리 가족에게 매우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 사건이었다”고 했다. 다테나 후보 캠프 역시 성명을 통해 “마르사우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인성 부족을 드러냈고, 토론에서도 마찬가지였다”며 “그는 상파울루시에 위협적인 존재로 투표소에서 좌절될 것이지만, 그 전에 먼저 행동으로 (그를) 제지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한편 브라질에서는 오는 10월 6일 5500여곳에서 시장·시의원 등을 선출하는 선거가 진행된다. 여론조사 지지율 흐름상 마르사우 후보는 다른 두 명의 후보와 함께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고, 다테나 후보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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