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대표 “판매대금 횡령 과정 관여 안 했다”

이민준 기자 2024. 9. 1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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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히 조사 임할 것”

류광진 티몬 대표가 19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판매대금 횡령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함께 출석한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조사가 끝난 뒤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류광진 티몬 대표가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와 관련한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류 대표는 이날 오전 9시41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큐텐그룹이 미국 이커머스 업체 ‘위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티몬‧위메프의 판매 대금을 끌어다 쓴 정황을 확보하고, 횡령 혐의로 수사 중이다.

큐텐그룹 계열사인 큐텐테크놀로지가 티몬‧위메프의 법인인감과 계좌를 관리하며 자체적으로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류 대표는 “제가 갖고 있지 않은 법인 도장이 찍힌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계열사에 5%의 역마진 프로모션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류 대표는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물동량을 늘리는 것은 큐텐그룹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고, 큐익스프레스가 나스닥에 상장돼야 큐텐그룹이 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말씀을 계속 하셨다”고 했다. 큐익스프레스는 티몬‧위메프에서 판매된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맡았는데, 역마진 상품의 판매가 늘어나면 티몬‧위메프의 손실은 누적되는 대신 큐익스프레스의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다.

판매대금을 정산할 수 없다는 것을 언제 인지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류 대표는 “재무 상황을 제가 알진 못했다”며 “정산 지연과 관련한 어떤 징후도 없이 뱅크런이 갑자기 터졌다”고 했다. 이어 그는 “본사 차원의 지원이 없었다”며 “검찰 조사에서 (정산 지연 해결을 위해) 노력한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고 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와 관련한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류광진 대표는 “티몬‧위메프 사태로 피해를 입은 채권자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그는 “제 법적인 책임과 상관 없이 피해자들의 피해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는 게 제 역할”이라며 “사실에 입각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 9시49분쯤 검찰에 출석한 류화현 대표는 심경을 밝히지 않고 “조사가 끝난 뒤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두 대표를 소환한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1부장)은 이들에게 판매 대금을 기업 인수에 사용하는 과정에서 구 대표의 지시나 승인이 있었는지 여부, 지급 불능 사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 시점 등을 물을 것으로 전해졌다. 두 대표는 티몬‧위메프에 입점한 판매자들에게 정산해줘야 할 판매 대금 500억여 원을 ‘위시’ 등 다른 기업 인수에 돌려쓴 혐의(횡령)를 받는다. 또 대금 정산이 어려울 것을 알면서도 상품권을 판매한 혐의(사기)도 있다. 검찰은 사기 피해 규모를 1조4000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티메프 피해 판매자‧소비자들로 구성된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검에 구 대표, 류광진‧류화현 대표, 김동식 인터파크커머스 대표 4명을 사기‧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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