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6개월 만의 '금리 인하' 사이클…'영끌족' 자극할까 우려도
미국이 '빅컷'과 함께 4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로 접어들면서 국내 시장 금리 인하 기대감도 커진다. 다만 시장금리에 이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상태로 향후 인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금리 인하가 가계대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9월 정례회의인 FOMC(공개시장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50bp(1bp=0.01%포인트) 내린 4.75~5.00%로 결정했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내린 것은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이 4년 6개월 만에 금리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한국 시장도 기준금리 인하가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시장금리와 함께 은행 대출 금리에도 이미 반영된 상태다. 올해 초 3.82%였던 5년 만기 은행채의 금리는 지난 13일 3.149%까지 하락한 상태다. 5년 만기 은행채는 주택담보대출 혼합형(5년 고정·주기형) 금리의 준거금리로 쓰인다.
최근 은행채 5년물의 금리는 2022년 3월 수준으로 당시 한은 기준금리는 1.25%였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의 시장금리 선반영이 과도하다고 지적할 정도다. 지난 12일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현재 시장금리가) 올해만 봐도 두 차례 이상 반영하는 레벨이기에 그 자체로 보면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빅컷'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준이 25bp가 아닌 50bp를 내린 것을 두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FOMC 직후 미국채 10년물은 3.645%까지 하락했으나 연준 기자회견 동안 반등해 3.7%를 상회했다.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금리 하락과 함께 심리 자극에 주목한다.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의 신호로 해석될 경우 가계부채 증가를 불러올 수 있다. 지난달 전 금융권 주담대 잔액은 8조5000억원 늘었고, 특히 은행권에서만 8조2000억원이 증가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에 맞춰 은행권은 지난 7월부터 가산금리 조정 등을 통한 주담대 금리 인상에 나섰고, 시장금리 하락을 사실상 상쇄했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61~6.01%로 지난 7월 초와 비교해 금리 하단이 0.67%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각종 가계대출 제한 대책들을 내놓으면서 대출 한도를 줄였다. 금융당국의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도 이달부터 시행됐다.
각종 대출 제한 정책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폭은 한풀 꺾인 상태다. 지난 12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잔액은 570조8388억원으로 지난달 말과 비교해 2조1772억원 늘었다. 하루 평균(영업일 기준) 2419억원으로 지난달(4244억원)과 비교해 증가 폭이 둔화했다.
증가 속도는 떨어졌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1주택자 주담대 금지 등 강한 대책 강도를 봤을 때 아직 기대한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주담대의 경우 계약 시점과 대출 실행 시점이 1~2개월 차이가 나는 것을 감안하면 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시장금리가 하락하더라도 대출 금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계대출을 잡아야 하는 시점에서 또다시 급격히 금리가 하락하면 은행권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는 이미 시장금리에 선반영된 상태로 시장에서는 인하 여부보다는 인하 주기와 강도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은행권에서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 예상 시점을 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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