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내려 생사람 잡네? 내 정체는”…경찰 조롱한 의사 블랙리스트 운영자
“엉뚱한 사람을 나로 착각…난 의사도, 의대생도 아냐”
경찰 측 “별개의 다른 사건…이 건도 추적 중”
복지부 “의사 블랙리스트 43건 수사 의뢰”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추석 연휴 응급실을 지키는 의료진의 신상을 공개해 논란이 된 ‘감사한 의사 명단’ 누리집 운영자가 “헛짓거리 그만하라. 수사 당국이 엉뚱한 사람을 잡고 있다”고 경찰을 조롱하며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에 대한 제보를 계속 받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청 관계자는 “해당 운영자가 주장하는 건 별개의 다른 사건”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경찰이 복귀 전공의·전임의 등의 명단을 만들어 유포한 혐의(스토킹처벌법 위반 등)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직 전공의 B씨는 이 누리집과 관계없으며, 경찰이 엉뚱한 사람을 자신으로 착각해 수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응급실 명단이 언론에 좋지 않게 소개된 것을 보았다. 국민 여러분들께 불편함을 드려 사과드린다”며 “진심으로 응급실 응원한다. 응급실 명단을 내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현장에 남은 의료진 관련) 제보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며 “앞으로는 금요일 밤~일요일 아침 사이의 랜덤한 시간에 업데이트된다”고 밝혔다.
A씨는 “저는 의사도, 의대생도 아니다”라고 밝히며 경찰 수사를 비웃듯 알파벳으로 표시된 장문의 암호를 남기고는 “제 정체를 공개한다. 수준에 맞춰서 암호 난이도는 좀 낮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 경찰은 “A씨가 ‘생사람을 잡고 있다’고 주장하는 건 별개의 다른 사건”이라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누리집 운영자가 남긴 암호는 이미 풀었다. (A씨는) 마지막 순번일 뿐 순서대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특정 사이트의 의사 블랙리스트 업데이트를 지난 14일 확인해 당일 업데이트된 전체 내용을 수사기관에 제공했다”며 “현재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의사 블랙리스트 등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그간 복귀해 근무 중인 전공의와 교수 등의 리스트를 유포한다든지 의사 커뮤니티 내에서 공개 비방한 43건을 수사 의뢰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사 기관에서는 수사를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총 32명을 검찰에 송치하는 등 조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커뮤니티, 텔레그램 채팅방, 아카이브 사이트 등으로 공개 경로를 옮기고 전공의에서 전임의(펠로), 의대교수, 공무원과 기자 등으로 대상이 넓어지더니 최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위기가 커지자 응급실 근무 의사들의 명단이 공개되기도 했다.
응급실 의사 명단을 공개했던 아카이브 사이트인 ‘감사한 의사 명단’은 여론의 비판과 경찰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지난 14일 응급실 의사 명단을 삭제하는 등 내용을 업데이트한 명단을 다시 게시하면서 경찰을 향해 “헛짓거리 그만하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앞서 이 사이트에 공개된 명단에는 ‘000 선생님 감사합니다. 불법파업을 중단하고 환자 곁을 지키시기로 결심한 것 감사합니다’ 식으로 근무 의사의 실명이 적혔다. 또한 근무 의사들을 “래디컬 패미니스트”, “싸이코 성향”, “불륜 의심”, “오지라퍼” 등으로 비하하기도 했다.
아울러 “복지부 피셜 ‘응급실 의사가 부족한데도 응급의료는 정상가동 중’ 이를 가능하게 큰 도움주신 일급 520만원 근로자분들의 진료정보입니다”, “인근 지역 구급대 및 응급상황에 처한 국민들에게 큰 도움 되리라 생각합니다” 등의 표현도 함께 적혀 있다.
‘군 복무 중인 와중에도 응급의료를 지켜주시는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응급실에 파견돼 근무 중인 군의관으로 추정되는 의사들의 실명이 공개되기도 했다.
또한 젊은 의사 및 의대생 중심의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도 국민을 ‘견민’, ‘개돼지’, ‘조센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며 조롱이 이어졌다.
한 사용자는 게시판에 “조선인들 죽는 거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며 “뉴스에 나올 때마다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쓰기도 했다.
이로원 (bliss24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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