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소방노조 "정부에 반대되는 말하니 '입틀막' 통제... 군사정권 시기인가"

MBC라디오 2024. 9. 1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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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소방노조 사무처장>
-구급차 출발도 못하고 병원에 전화만 돌려.. 미칠 지경
-전화 없이 응급실 가면 왜 왔냐는 말도... 시스템적 문제
-구급대원들, 예전보다 병원 선정에 더 고생
-복지부 장관 "응급실 혼란은 원래 있었다"? 추석 이후 더 심각할 것
-취재 응한 구급대원에 경위서 요구.. 항의하니 발뺌
-현 사태 맞물려 식사도 못해.. 출동간식비 지급 확대돼야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김동욱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사무처장

☏ 진행자 >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양수가 터진 임산부가 무려 75곳의 병원에서 거절을 당했고, 또 손가락이 절단된 광주의 환자는 전주까지 이동해서 접합 수술을 받는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례들이 계속 발생을 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소방청장이 연휴를 앞두고 전국 소방대원들에게 언론 접촉을 자제하라 이렇게 지시해서 논란이 일기도 했었죠. 이 상황들 어떻게 지켜보고 있는지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의 김동욱 사무처장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김동욱 > 예, 반갑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사무처장 김동욱입니다. 반갑습니다.

☏ 진행자 > 이 응급실 뺑뺑이 사례 있잖아요. 실제로 어땠습니까? 연휴 기간 동안에.

☏ 김동욱 > 연휴 기간에는 정부에서 대책을 많이 마련해서 그런대로 잘 넘어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가 더 심각해지지 않나 그렇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이후가 더 심각해진다.

☏ 김동욱 > 예, 전공의들이 떠난 자리에 지금 의료진들이 고군분투하고 있고 지금 체력이 거의 바닥이 났을 정도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추석 이후에도 계속 응급실은 포화 상태가 될 것 같고 그에 대해서 조금 우려가 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사실 의료진들에 많이 초점이 맞춰져서 이야기가 나왔는데, 오늘 인터뷰는 구급대원들에게 초점을 맞춰서 진행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구급대원들이 가장 힘겨워하는 부분이 어떤 거예요?

☏ 김동욱 > 우리 흔히 응급실 뺑뺑이, 구급차 뺑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시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전화 뺑뺑이입니다. 쉽게 말해서 이런 환자가 있는데 병원에 가도 되냐고 물으면 오지 말라는 겁니다.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응급환자가 발생했었는데 신속히 적절한 병원으로 구급차가 출발해야 되는데 실상은 병원에 전화를 해서 받아줘야 갈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장에서 병원 선정하느라 5분 10분, 더 이상 구급차가 출발을 못하고 있고 사고 현장에 있는 시민들은 왜 구급차가 출발하지 않느냐. 보호자는 빨리 가자고 난리고 이런 상황에서 구급대원들이 얼마나 속이 타겠습니까. 정말 미칠 지경입니다.

☏ 진행자 > 구급대는 거절하는 응급실과 재촉하는 환자 가족들 사이에 끼어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김동욱 > 예, 그렇습니다.

☏ 진행자 > 근데 전화 안 돌리고 일단 먼저 가면 안 되는 겁니까? 응급실로.

☏ 김동욱 > 지금 현 시스템에서는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화 없이 인근 병원으로 가면 병원에서 전화도 없이 왜 왔냐고 그런 말씀도 하시고 병원에 접수되는 순간부터 병원에서 책임져야 하는 구조라 더욱더 그런 것 같습니다. 또 여러 가지 사유로 거부되면 또다시 병원을 알아봐야 되고 재이송 해야 되고 더 시간이 지체될 수도 있고 책임소재 문제도 있는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구급차로 가서 병원 응급실 앞에까지 간다고 해서 무조건 받아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게 아무 소용이 없다라는 말씀이시잖아요.

☏ 김동욱 > 예,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조금 전에 전화 뺑뺑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지금 평균적으로 전화 뺑뺑이에 걸리는 시간, 도대체 어느 정도나 걸리는 걸까요?

☏ 김동욱 > 전화 뺑뺑이가 일지에 통계로 잡히는 부분이 아니라서 제가 정확하게 몇 번의 전화를 돌린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구급대원들이 예전보다 더 병원 선정을 하느라 고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요. 그리고 지금 전공의가 떠난 자리를 메우고 있는 의료진 분들이 정말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여기서 지금 전화 뺑뺑이로 인해서 나타나는 문제 하나가 파생되는 문제가 이전에는 응급 환자가 발생해서 119 구급 차량이 출동해서 응급실까지 환자를 이송하고 다시 철수할 때 걸리는 시간이 있잖아요. 근데 전화 뺑뺑이 때문에 그 시간이 대폭 늘어났을 거 아닙니까. 그러면 다른 현장에서 발생한 응급 상황에 대한 대응이 또 그만큼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요?

☏ 김동욱 > 옆에 있는 인근 구급대들이 들어와야 되기 때문에 조금은 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렇죠. 연쇄적으로 물리는 부분이 있는 거잖아요. 현재는.

☏ 김동욱 > 예, 맞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추석 연휴 기간에 응급실 대란은 없었고 연휴 중에 알려진 응급실 혼란 사례들에 대해서는 원래 있었던 문제였고 수도권보다 지역에서 발생했던 문제다, 이렇게 어제 밝혔거든요. 이건 어떻게 평가하세요?


☏ 김동욱 > 저도 정부의 발표하는 거에 대해서는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추석 연휴 기간에 정부에서 집중적으로 의료 대책을 마련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되고 추석 이후에 과연 응급실에서 또 의료대란이, 수용 거부가 또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진행자 > 또 하나 보건복지부가 병원 응급실에 의료 인력과 장비 등이 부족할 경우 응급환자를 받지 않아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지침을 일선 병원에 내린 것으로 지금 알려졌는데, 이러면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내지 전화 뺑뺑이는 더 심해지는 거 아닌가요?

☏ 김동욱 > 지금도 하고 있는 사항에 대해서 명확하게 면책 지침을 시달했다고 보여집니다. 그렇게 되면 안 그래도 병원 선정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구급대원들의 어려움이 조금 더 가중될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 진행자 > 그렇죠. 아무래도. 알겠습니다. 이번에 약간 각을 틀어서 소방청장이 언론 접촉이 필요하면 반드시 소방관서장에게 보고하라 이렇게 지시했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 김동욱 > 예, 맞습니다.

☏ 진행자 > 왜 이런 지시를 내린 거예요?

☏ 김동욱 > 계속 구급대원들이 기자들과 접촉을 하니까 정부 측에 반대되는 쪽의 목소리를 내니까 그렇게 통제하는 것 같습니다. 일전에 소방청장님이 추석 명절 지휘관 회의, 전국에 있는 모든 소방서장들이 참석한 회의입니다. 여기서 비상응급대책 서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언론 통제를 언급하셨습니다. 지금이 군사정권 시기도 아니고 군사정권 때 긴급조치 1호를 발령해 언론 통제하는 것과 전혀 다를 게 없다고 생각됩니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고 근무 날도 아닌 쉬는 날에 언론과 접촉하는 것까지 통제하는 것은 자유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준 권력을 이용해 국민의 알권리를 훼손하고 있는 위법한 침해행위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진행자 > 구급대원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한 일도 있었습니까?

☏ 김동욱 > 저희가 항의하니까 경위서 제출하라고는 하지 않았다고 발뺌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래요. 보도를 탄 거에 대한 경위서 제출 요구였던 겁니까? 그러면.

☏ 김동욱 > 간단한 구급 출동에 대해서 개인적인 의견도 아니고 사실 그대로 이야기했는데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항의를 하니까 그런 적이 없다고 그렇게 발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진행자 > 그럼 일종의 함구령이라고 봐야 되는 건가요? 이 지시를.

☏ 김동욱 > 예, 함구령이고 입틀막이죠.

☏ 진행자 > 입틀막.

☏ 김동욱 > 소방서장한테 보고하라고 말한 것은 소방서장 보고하고 어떤 내용 물어볼 것이고 그에 따른 지시에 따라가지고 언론 통제 나가라는 것과 똑같지 않습니까.

☏ 진행자 >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짧게, 지금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전화 뺑뺑이로 인해서 구급대원들의 근무 환경이나 후생복지에도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습니까?

☏ 김동욱 > 예, 지금 전국에 대부분 시도 구급대원들이 잦은 출동, 그리고 장거리 이송, 지금 현 사태와 맞물려 식사를 못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길에 사비를 들여 식사하고 있는 실정이고요. 그리고 행정안전부는 출동간식비 지급 기준을 확대해서 식사를 하지 못한 구급대원들에게 출동간식비가 지급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해주셨으면 합니다.

☏ 진행자 > 또 그런 문제가 파생하는 거군요.

☏ 김동욱 > 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처장님.

☏ 김동욱 >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의 김동욱 사무처장이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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