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위기 시, 망할 것인가? 기회를 만들 것인가?

정양범 매경비즈 기자(jung.oungbum@mkinternet.com) 2024. 9. 19. 09: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철저한 자기 반성이 먼저이다.

위기의 시대이다. 생계형 사업을 하는 지인을 만나면 어렵다는 말만 한다. 심한 경우, 가계를 정리해야 하는데 무엇을 해 먹고 살아야 할 지 막막하다고 한다. 사실 힘든 순간이 이번 한번이 아니었고, 힘들게 만든 요인을 찾으면 수없이 많다.

망해가는 이유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직원으로 이들을 보면 회사를 알 수 있다. 망해가는 회사에서는 근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식당이나 카페에서 음식을 먹거나 수다를 즐긴다. 불량품이 발생했는데도 라인을 정지하지 않고 그냥 흘려 보낸다. 경쟁사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생산성, 국내에 안주하는 태도, CEO만 바라보며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면 하라는 대로 실시한다. 지시는 못하면서 지적은 잘하는 상사, 회의 회의 또 회의인 회의 만능주의, 낮은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했다고 보상만 요구하는 근성 없는 모습이 만연하다. 회사가 망하기 전에 이미 직원들의 의식과 행동이 망해가고 있는 것이다.

과거 삼성에 현실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자는 운동이 있었다. 삼성 신경영이다. 근본적으로 “기본으로 돌아가자”이다. “나부터, 윗사람부터, 쉽고 작은 것부터 철저히”가 하나의 원칙이 되었다.

삼성 개혁의 시작은 철저한 자기 반성이었다. 삼성이 절대 일등이 아니라는 반성을 했다. 그룹 연수원 1층 로비에 거대한 부스가 설치되었다. 글로벌 1등 제품과 삼성 제품을 비교 전시하여 그 수준 차이를 명확하게 알게 했다. 개인과 집단의 이기주의, 말로만 고객만족, 농업적 근면성만 강하지 창의성이 없는 근무태도, 양 위주의 사고 등을 반성하기 시작했다.

망한 다음에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삼성의 선택은 철저한 자기 반성을 통한 위기의 인지였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신입사원에게 일을 지시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일까? 과거 자료를 찾는다. 과거 성공과 익숙함에 대한 선택일 것이다. 백지 상태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하거나, 바람직한 모습을 설정하고 도전하려는 열정이 부족하다. 이는 신입사원의 잘못이 아니다. 조직 내에서 학습된 결과이다. 조직 내에서 이런 일하는 방식이 뿌리 깊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상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과거 승인되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승인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일을 제자리에 머물게 한다.

의사결정에 있어서 과거의 성공이 미래 발목을 잡는 일은 매우 많다. 아날로그 시대의 근면성을 바탕으로 했던 일들을 디지털 시대에도 답습한다. 마치 엑셀을 사용하면 10분이면 할 일을 계산기로 두드리면서 하루 종일 일을 하는 모습이다.

문제에 대해 개선하는 일을 할 것인가? 바람직한 모습을 그리고 추구하는 일을 할 것인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임직원들은 문제가 발생 시, 개선하면 된다는 사고가 팽배하다. 많은 중소기업 경영자는 중견기업이 되려고 하기 보다는 지금까지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제 한 걸음 한 걸음 개선만 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한다.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다는 기존 일의 유지에 치중한다. 신사업에 대한 연구 개발 투자보다는 기존사업의 유지관리를 통한 이익극대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듯하다. 이러한 기업은 어느 순간 반드시 정체되고 궁극적으로는 망하게 된다.

과거에 머물며 개선하면 된다는 사고는 쇠퇴로 가는 길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악착같은 실행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내야만 기업은 성장한다. 머무는 것은 고이고 궁극적으로 썩게 되어 반드시 위기를 부르게 되어 있다.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과 리더의 대응

위기와 변화는 반드시 온다.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며 준비하느냐의 차이가 성장과 쇠퇴의 갈림길을 결정하는 원동력이다. 위기의 순간, CEO가 모든 투자를 중단하고, 조직과 인력의 구조조정을 시작하고, 제공하던 중식과 석식까지 중단하면 무슨 일이 발생하겠는가? 변화를 면밀히 인지하고 선제적 방안을 결정하여 추진하지 못하고, 위기의 순간이 오게끔 경영을 한 CEO가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

금융 위기 시, 위기에 대응하는 두 기업이 있다. A기업은 위기를 기회라 보며 지금껏 보유하고 있던 자산을 갖고, 보다 도전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갑자기 안 좋게 된 상황에 준비가 안되어 흑자도산하는 좋은 기업을 유리한 조건으로 사들인 것이다. 재력이 있었고 무엇보다 변화를 읽고 과감한 전략을 펼치는 CEO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B기업은 충분한 자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움츠렸다. 오히려 조직과 구성원에게 지금은 위기 상황이니 최대한 불필요한 경비 사용을 자제하라고 했다. ‘소나기는 피해 가라’는 옛말처럼 위기의 순간에 잔뜩 움츠려 있을 뿐 기회로 만들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어느 기업이 성장하고 어느 기업이 망하겠는가?

리더는 길고 멀리 보며 방향을 정하고 전략과 중점 과제를 만들어 악착 같이 실행하는 이끄는 사람이다. 리더의 그릇 크기와 리더십이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과 성과를 좌우한다. 회사와 구성원의 인정과 존경 받는 리더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 조직과 구성원의 가치를 올리며 성과를 창출하도록 한다. 이들은 현재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의 주시하며 큰 모습을 그리며 방향을 정해 강력하게 실행해 간다.

어려울 때 가장 쉽게 이야기하는 것이 감축이다. 이보다 위기가 오기 전에 철저한 준비와 실행을 통해 지속 성장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매년 최고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고도 다음 해에는 위기라며 구성원에게 지속적 혁신을 강조하는 기업이 있다. 위축되라는 것이 아니다. 복지부동하라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 더욱 깨어 준비하라는 말이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항상 더 높이 더 멀리 큰 틀과 방향을 보며 전략과 방안을 실행하라는 의미이다.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