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정재단, 혁신상 수상자에 한강 작가 선정

"한국문학 위상 높여"
내달 17일 시상식 개최

한강 작가. 사진제공=포니정재단

[서울경제]

포니정재단은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한강 작가를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정몽규 포니정재단 이사장은 선정 이유에 대해 “한강 작가는 1993년 시 ‘얼음꽃’을 발표해 등단한 이후 이듬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며 문단에 본격적인 이름을 알렸다"며 "이후 30년 간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조망하는 주제 의식과 감정에 울림을 선사하는 표현력으로 국내외 독자 모두를 사로잡으며 한국 작가 최초로 영국 부커상과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문학계의 주목을 받으며 한국문학의 위상을 높여왔다”고 설명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17일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1층 포니정홀에서 개최된다.

한강 작가는 폭력이 빚어내는 삶의 비극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냄으로써 독자에게 커다란 감정의 진폭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2016년 부커상의 영예를 안긴 소설 ‘채식주의자’에서는 인간의 욕망이라는 보편적 주제에 몰입함으로써, 언어와 소재의 한계로 변방에 위치했던 한국문학의 특수성에서 벗어나 세계문학의 주류로 편입됐다는 평가도 받았다. 채식주의자는 해외 40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한강 작가는 부커상 수상 이후 5년 만에 발간한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통해 한국 작가 최초로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제주 4.3사건’이라는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지식 없이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소재를 다뤘음에도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가 오히려 세계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작가의 문학성과 주제 의식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소설은 지난해 8월 프랑스에서 '불가능한 작별(Impossibles adieux)'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는데, 프랑스 문학계의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내며 올해 초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도 수상했다. 이 밖에도 ‘소년이 온다’, ‘흰’ 등도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며 해외에 소개됐다.

한강 작가가 수상자로 선정된 포니정 혁신상은 현대자동차 설립자인 고 정세영 HDC그룹(전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애칭인 ‘PONY 鄭(포니정)’에서 이름을 따 2006년 제정된 상이다. 혁신적인 사고를 통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상금 2억 원과 상패를 수여하고 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