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눈’으로… 안전모 미착용 잡아내고 정밀 부품 오차없이 분류[복합위기, 초격차 혁신으로 뚫어라!]
370兆 스마트팩토리 시장 공략
평택 생산기술원 현장서 한눈에
1m 공간 통행 자율주행 로봇도
가상공장 통해 설계 자유자재로
작업자 현장배치전 교육도 제공
올해 솔루션 2500억 수주 목표
평택=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LG전자는 국내 주요기업 중 가장 적극적으로 미래지향적 사업 구조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66년 역사로 축적된 ‘백색가전’ 명가 지위를 뛰어넘어 홈·커머셜·모빌리티·가상공간 등 유·무형 자산을 결합한 신사업을 통해 ‘트리플7(연평균 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기업가치 7배)’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중·장기 비전도 공개했다. LG전자가 지목한 ‘미래먹거리’ 가운데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은 첨병 역할을 도맡고 있다. 사업 원년이지만, 가시적 성과도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해 공장 설계를 자유자재로 하고, 빅데이터로 물류 흐름과 자재 현황을 효율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연말 수주액 25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 12일 경기 평택시 LG전자 생산기술원의 스마트팩토리확산센터(SFAC). 실제 현장에 적용된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기술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이곳 전시장에 들어서자 관절 4∼6개를 달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산업용 로봇 팔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다. 이 제품은 특별한 ‘눈’을 탑재했다. LG전자의 초격차 기술인 ‘비전 AI’다. 한쪽 팔은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움직이는 건조기 판을 고정, 빈 구멍을 알아서 쫓아가며 정확한 위치에 나사를 돌려 넣었다. 또 다른 팔은 상자 안에 뒤섞인 여러 가지 부품을 이미지로 확인한 뒤 정밀한 집게로 집어 올려 자동분류했다. 생산기술원 관계자는 “스마트팩토리 공정에선 경험 많은 숙련공이 ‘감각적’으로 하는 고난도 업무를 로봇이 오차 없이 대신할 수 있다”며 “로봇 프로그래밍을 전혀 모르는 일반 사용자들도 단순한 가이드에 따라 로봇에 작업을 지시할 수 있는 ‘이지 티칭’ 기술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공장 형태로 꾸민 가상 공간에선 연신 알림이 울려댔다. 카메라와 연동된 ‘어노멀리 디텍션(비정상 활동 탐지시스템)’ 기술이 안전모를 쓰지 않은 작업자를 인지하고 경고 신호를 보낸 것이다. 시연자가 안전모와 초록색 조끼를 착용하자 요란하던 알람이 이내 멈췄다. 이처럼 비전 AI 기반 제품은 부품 불량을 잡는 용도 외에도 근로자 사고 예방 기능도 수행한다. 다른 한쪽에선 부품·제품을 공정과 공정 사이에서 실어나르는 자율주행 로봇(AMR)이 1m가 채 안 되는 좁은 폭을 부드럽게 통과하고 있었다.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더 등 다양한 센서가 탑재된 이 제품은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해 주행한다. AMR은 고객 수요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변형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LG전자는 현재 낮은 협로 통과도 가능한 초저상형 AMR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공정 혁신도 돋보였다. 작업자가 “긴급 정지”라고 다급하게 소리치자 가상 생산 라인이 저절로 멈췄다. 라인 옆 모니터에는 AI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불량 유형을 분석한 결과가 곧장 출력됐다. 불량 사유 버튼을 누르자 당장 어떤 조처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가이드 영상’이 재생됐다. LG전자 관계자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를 접목해 누구나 음성만으로 수월한 작동이 가능하다”며 “가상 공장 곳곳에 설치된 센서가 설비 노후나 윤활유 부족 등으로 발생하는 진동·소음 등 이상 신호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원인과 조치 방법을 스스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정 자동화는 스마트팩토리 설계·검증 시뮬레이션 시스템인 ‘프리즘(PRISM)’을 통해 구현됐다. 프리즘은 물리시설을 가상 공장에 구축해 연결하는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했다. 기존 공장의 생산성을 개선하고 새로 증설한 신(新)공장 설계를 돕는다. 관제 시뮬레이션을 통해 30초마다 물류 데이터를 확인·조처하는 등 공정 현황에 대한 실시간 점검이 가능해졌다. 프리즘은 작업자 교육 솔루션도 제공한다. 작업자가 현장에 배치되기 전에 미리 현장과 똑같은 가상의 공간에서 교육을 받아 높은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시장은 올해 1556억 달러(약 214조 원) 규모에서 오는 2030년 2685억 달러(약 37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올해 초 생산기술원 내 ‘스마트팩토리사업담당’을 신설하고 솔루션 사업을 시작한 뒤 현재까지 외부에서만 약 2000억 원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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