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 케이뱅크부터 백종원의 더본코리아까지…IPO시장 되살아나나

백지현 2024. 9. 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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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더본코리아·탑런토탈솔루션, 예심 승인
서울보증보험 재도전…엠앤씨솔루션 등 예심 청구

한동안 꺼져있던 기업공개(IPO) 시장의 불꽃이 4분기에 부활할지에 시장 관심이 쏠린다. 수천억에서 많게는 조단위의 몸값을 추구하는 대형사들이 IPO의 1차 관문인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증시 데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덕분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신규상장(스팩 제외)을 위해 거래소에 예비심사 결과를 대기 중이거나 심사 승인을 받고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중 IPO를 준비하는 기업은 82건으로 집계된다. 

이중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가장 큰 규모다. 희망공모가(9500~1만2000원) 기준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3조9586억~5조3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5월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3조7000억원)의 몸값을 훌쩍 웃도는 규모다.

케이뱅크의 IPO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2년 거래소 예비심사까지 통과했지만, 당시 금리 상승 등 비우호적 시장 분위기에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이번에는 NH투자증권,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인터내셔널을 주관사로 선정해 재도전에 나섰다. 

실적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올해 반기 기준으로 순이자손익은 전년대비 26% 성장한 2642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도 854억원으로 241%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상장공모 주식수는 8200만주이며 구주와 신주를 절반씩 구성했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을 진행해 10월까지 상장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도 관심을 받는 곳이다.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외식기업 컨설팅 회사로 빽다방,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연돈볼카츠 등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8월30일 거래소 예비심사를 통과해 지난 5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맡았다. 

회사의 사업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운영메뉴얼과 레시피, 식재료를 공급해주는 대가로 가맹금을 받아 매출을 일으키는 구조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4106억원, 영업이익 25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와 주관사가 제시한 공모가는 2만3000~2만8000원으로 상장 예정 주식 수(1446만주)를 감안한 시가총액은 3327억원에서 최대 4050억원이다. 증권신고서가 예정대로 효력을 발생한다는 가정하에 10월 중순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할 방침이다. 

코스닥 대어로 꼽히는 탑런토탈솔루션은 지난달 22일 거래소의 심사 문턱을 넘어섰다. 1만2000~1만4000원의 희망공모가 범위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2351억~2742억원으로 추정된다. 

탑런토탈솔루션은 차량용디스플레이와 TV 부품을 만드는 회사다. LG디스플레이 출신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LG그룹 계열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2555억원의 매출액, 148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KB증권이 주관사다.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위해 상장 예심 결과를 기다리는 서울보증보험도 하반기 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보증보험도 케이뱅크와 마찬가지로 과거 IPO를 추진했으나 고평가 논란 속 신고서를 자진 철회했다. 작년 9월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희망 공모가 범위를 3만9500~5만1800원으로 제시했는데, 시가총액은 하단 기준 2조8000억, 상단기준 3조6000억원가량이었다. 

이밖에 엠앤씨솔루션, 에이스엔지니어링, 씨케이솔루션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 준비기업들이 7~8월 중 예심을 청구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유압기계 제조 업체인 엠앤씨솔루션은 1조원의 몸값이 예상된다. 전차에 들어가는 포탑 구동장치를 만드는 회사다. KB증권이 주관 업무를 맡고 있다. 

에이스엔지니너링의 시가총액은 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에너지저장장치(ESS)용 특수컨테이너를 제조하는 회사로 키움증권, NH투자증권이 공동 주관사다.

씨케이솔루션은 엔지니어링 회사로 2차전지 제조 공정에 쓰이는 드라이룸을 설계, 시공하는 사업을 한다. 시가총액은 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시장에서는 대어들의 입성으로 소강 상태를 보이던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유진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8월 기관수요예측 평균경쟁률은 704대 1로 과거 7년 평균(849대 1)과 비교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일반청약 평균경쟁률도 679대 1로 과거 7년 평균치(774대 1) 대비 저조했다. 실제로 지난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아이스크림미디어는 고평가 논란 속 공모가를 희망공모가 밴드 하단으로 확정하기도 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 더본코리아와 같이 유가증권시장의 문을 두드렸던 기업들이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주목할만한 대어급 기업들이 IPO 시장에 등장한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최근 증시 흐름이 확실한 주도 업종을 찾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IPO 시장에 대한 상대적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연말까지 지속적인 IPO 시장의 반등이 예상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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