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고려아연, 중국계 펀드에 인수 안돼… 주식 사주기 운동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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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풍이 다국적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고려아연의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가운데 울산광역시가 향토기업인 고려아연을 해외 자본에 넘길 수 없다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1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는 울산과 고락을 같이 해온 고려아연에 대한 국자본의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지역사회와 국가 경제에 끼칠 악영향 등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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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1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는 울산과 고락을 같이 해온 고려아연에 대한 국자본의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지역사회와 국가 경제에 끼칠 악영향 등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영풍이 중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짜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며 "이들이 최대주주가 되면 고려아연 경영권은 사실상 MBK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는 대한민국 기간산업의 미래 근간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김 시장은 "고려아연이 울산에서 추진 중인 미래 신산업을 반대하는 명목으로 경영권을 빼앗으려 한다는 점에서 울산시는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고려아연은 국내 비철금속 산업의 선두주자일 뿐 아니라 수소, 이차전지 핵심 소재 등 울산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기업"이라며 "MBK는 중국계 자본이 대량 유입된 펀드를 구성하고 있어 적대적 인수 시, 핵심기술 해외유출 및 이차전지 분야의 해외 공급망 구축이 와해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향후 고려아연을 중국계 기업으로 팔려나가는 일로 번져선 안된다는 것이다.
울산의 고용시장과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도 우려했다. 김 시장은 "사모펀드의 본질적 목표는 단기간 내 높은 수익률 달성"이라며 "고려아연 인수 후 수익 추구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축소, 핵심 인력 유출, 나아가 해외 매각 등도 시도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기업의 핵심 경쟁력 약화는 물론 나아가 국가와 울산의 산업 생태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MBK가 홈플러스, BHC 등을 인수한 뒤 부당한 인력 구조 조정, 핵심 자산 매각, 과도한 배당금 수령 등으로 고용시장에 물의를 빚고 시장 질서를 파괴하며 사회적으로 지탄받아 온 것처럼 또다시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했다.
김 시장은 "고려아연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SK 등과 더불어 50년간 울산시민과 함께한 향토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이라며 "울산 대표 향토기업이 중국계 사모펀드에 적대적으로 인수합병된다면 '기업도시 울산'의 명성에 큰 타격이 될 것이므로 산업수도 울산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정치계와 상공계, 시민 등 지역사회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지역 향토기업 살리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여 년 전 SK가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을 당시 '울산시민 SK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쳤던 점을 언급하며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상공계와 힘 모아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펼칠 것"이라며 "정부에 국가기간산업 보호와 핵심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을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를 시도할 때 미국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나서 저지했고 호주 정부도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 제도로 호주의 리튬 광산을 인수하려는 중국계 기업의 시도를 막아낸 것 처럼 울산시도 적극적으로 고려아연 보호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정부 부처와 국회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지역 향토기업을 지키기 위한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필요하다면 대통령님께도 직접 건의할 계획"이라면서 "대한민국의 우수기업이 해외 투기자본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이겨낼 수 있도록 전국민적인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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