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 2.5조… "북미·복합시설 비중 최다"
금융감독원이 19일 발표한 '2024년 3월말 기준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금융권에서 투자한 부동산 단일 사업장(34조5000억원) 중 7.3%인 2조5000억원에서 EOD(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EOD란 투자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해 만기 전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EOD는 선순위 채권자에 대한 이자 또는 원금 미지급이나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LTV(담보인정비율) 조건 미달 등의 사유로 발생한다. EOD로 인해 선순위 투자자의 매각 결정이 이뤄지면 중·후순위로 투자한 국내 금융사들은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한 자산은 지난해 9월 말 2조3100억원, 지난해 말 2조4100억원 등으로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증가 폭은 9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10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금감원은 해외 부동산 투자규모가 총자산 대비 1% 미만이고 국내 금융회사의 양호한 자본비율 등 손실흡수능력을 감안하면 투자손실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금감원에 따르면 3월말 기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금융권 총자산 6985조5000억원의 0.8% 수준에 불과하다.
금감원은 "재택근무 등으로 오피스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EOD 발생 사업장 증가 등 투자자산 부실화 가능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EOD 등 특이동향 사업장에 대한 처리현황을 상시 모니터링해 금융회사의 적정 손실인식 및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유도할 것"이라며 "금융회사의 철저한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등 건전한 투자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점검·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7조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6000억원 감소했다.
업권별로 보면 보험이 31조3000억원으로 5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은행 12조원(21.0%), 증권 7조8000억원(13.8%), 상호금융 3조7000억원(6.4%), 여신전문금융 2조1000억원(3.7%), 저축은행 1000억원(0.1%) 등의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36조1000억원(63.4%)으로 가장 많았고 유럽 10조2000억원(17.8%), 아시아 3조9000억원(6.9%) 등의 순이다. 오세아니아와 남미, 아프리카 등 기타지역과 복수지역 투자는 6조7000억원(11.8%)이다.
만기별로는 2024년까지 6조8000억원(11.9%), 2025~2026년 18조2000억원(32%), 2027~2028년 13조7000억원(24%), 2029~2030년 5조4000억원(9.5%) 등으로 분포돼 있다. 2031년 이후 만기도래 금액은 12조9000억원(22.6%)이다.
대체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적 투자상품이 아닌 다른 대상에 투자하는 것이다.
지난 2010년대 중반 이후 이어진 저금리 국면과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미국, 유럽 등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대체투자 붐이 전세계적으로 일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종료 이후 오피스 빌딩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까지 맞물리며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회사가 투자한 사업장에서 손실 우려가 있는 EOD 발생 자산이 증가하는 등 부실화 가능성은 확대되고 있다.
금감원은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부동산 시장 개선이 지연되는 영향 등으로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금액은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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