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담소] "나 몰래 비트코인 투자했다 탕진...이혼 시 남편 빚까지 부담해야 할까요?"

서지훈 2024. 9. 1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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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24년 9월 19일 (목)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진형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 (이하 조인섭) : 바둑을 둘 때 한발 떨어진 거리에서 구경하던 훈수꾼이 묘수를 짚어낼 때가 종종 있죠. 구경꾼의 눈에 기막힌 수가 보이는 건 승패에 대한 부담없이 한 발 떨어져서 바둑판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복잡한 일도, 한걸음 떨어져서 바라보면 어떨까요?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지금 문을 열겠습니다.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김진형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 김진형 변호사 (이하 김진형)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진형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 상담소를 찾은 분은 어떤 고민이 있으신지, 사연으로 먼저 만나보시죠.

□ 사연자 : 저와 남편은 패션업계에서 만났습니다. 남편은 바이어로 경영 관련 일을 했고 저는 스타일리스트였죠. 저희는 2년 정도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한 이후, 저는 전업주부로 지내면서 남편을 내조했고, 남편은 자신의 패션 브랜드를 만들어서 사업을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못 가서 코로나 때문에 사업이 어려워졌습니다. 이대로 적자를 감수하고 버틸 것인지 아니면 투자비용 일부라도 회수할 것인지 고민했죠. 저희는 코로나가 장기적으로 유행할 거라고 판단하고 사업을 접었습니다. 투자비용의 반을 잃었지만, 코로나가 대유행하는 걸 보니 투자비용의 반이나 건진 것이었습니다. 할 일이 없던 남편은 유튜브를 자주 봤습니다. 그러다가 코믹한 말투로 인기를 끌던 코인 유튜버를 따라서 비트코인 마진 투자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부터 손이 큰 편이라 그런지 반년 만에 수억 원에 달하는 사업 자금과 가산을 모두 탕진했습니다. 피해액은 코로나로 접은 사업 투자비용보다 높았습니다. 저는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지내다가 세금 체납 고지서와 유체동산 압류를 하러 집행관이 찾아온 뒤에야 알게 됐습니다. 저는 남편을 더 이상 못 믿겠고, 7살이 된 아들을 위해서라도 이혼하고 싶습니다. 현재 이혼소송을 제기한 상태인데요, 그리고 남편의 잘못으로 지게 된 빚만큼은 제가 조금도 부담하지 않고 싶습니다. 가능할까요?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남편의 빚 때문에 이혼을 하고 싶어하는 분의 사연이었는데요, 남편의 가상화폐 투자 실패를 이혼의 귀책 사유로 삼아 이혼할 수 있을까요?

◆ 김진형 : 네, 물론 사연자 분의 남편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외부 환경으로 인해 사업 운영이 급격히 어려워져서 수입이 창출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자 하는 선의에서 가상화폐 투자를 하게 된 것이니 사연자 분이 가상화폐 투자 실패를 남편의 귀책사유로 주장하는 게 억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연자 분의 남편이 부부 공동 재산을 재원으로 해서 가상화폐 투자를 하여 가산을 탕진할 지경에 이를 때까지 사연자 분에게 이를 숨기고 있었고, 이로 인해 사연자 분과 남편의 공동 소유라고 할 수 있는 집에 있는 물건들에 대해서까지 압류가 집행될 지경에 이르렀다면, 이는 민법 제840조 제6호가 규정하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해서 남편의 귀책사유를 원인으로 충분히 재판상 이혼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 사연자분은 재산분할 과정에서 남편의 채무를 전혀 부담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 김진형 : 원칙적으로 당사자 일방이 결혼 중 제3자에 대해 부담한 채무는 그 개인의 채무이기에 부부 사이에 청산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는데요, 다만 판례는 예외적으로 주택융자금이나 혼인생활비로 쓰기 위한 차용금과 같이 공동 재산의 형성에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는 개인명의의 채무라도 청산의 대상이 된다고 보고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사연자 분께서는 말씀드린 원칙에 따라 남편과의 사이에 재산분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남편이 가상화폐에 투자하기 위해 차용한 각종 채무들이 사연자 분 몰래 차용한 것이어서 사연자 분이 전혀 알지 못했고, 실제로 남편이 해당 채무로 마련한 금원을 가상화폐에 투자하였다고 적극적으로 밝히시면 남편의 개인적인 채무들은 재산분할의 대상에서 제외시켜 부담하지 않으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 사연자분이 부모님에게 돈을 빌려서 남편에게 사업자금으로 줬다면, 이 돈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나요?

◆ 김진형 : 네, 이러한 경우에는 사연자 분의 남편이 해당 금원을 실제로 사업 자금에 충당하였는지 아니면 사업자금 명목으로 교부받은 금원을 혹시나 가상화페 투자에 소비하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사연자 분께서는 이를 부부 공동의 채무로서 남편과의 재산분할 대상에 반드시 산입하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가족들 사이에서 오가는 금원은 차용 사실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이상 증여와 같은 금전적인 지원으로 치부되어 재산분할 당시 존재하는 채무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꽤 높기 때문에 사연자 분이 부모님과 작성한 차용증이나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사연자 분과 남편이 부모님에게 이자 명목으로 지급한 금전거래내역 등을 잘 준비하셔서 해당 차용금 채무의 존재를 충분히 소명하셔야 하겠습니다.

◇ 조인섭 : 사연자분과 남편이 소극재산만 있다면, 사연자분은 남편에게서 재산분할금을 받을 수 있나요?

◆ 김진형 : 이러한 경우에 판례는 이혼하는 당사자들의 재산상태를 따져 본 결과 재산분할을 청구한 일방에 비해서 상대방이 소극재산을 덜 부담하고 있는 경우에도 상대방이 소극재산을 더 분담하여 부담할 수 있도록 하는 재산분할이 가능하다고 하고 있습니다. 결국, 당사자들 사이 소극재산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하여 재산분할을 한 결과가 당사자들 사이에 채무의 분담을 정하는 것이 되는 경우에도 법원은 그 구체적인 분담의 방법 등을 정하는 재산분할 청구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인데요. 따라서 사연자 분도 사연자 분이 채무를 부담하게 된 경위, 용처, 채무의 내용과 금액, 혼인생활의 과정, 사연자 분의 경제적 활동능력과 장래의 전망 등 제반 사정을 상세히 밝혀서 남편으로 인해 과도하게 지게 된 채무가 있는 경우에는 아무리 두 분 모두 소극재산밖에 없는 상황이더라도 사연자 분의 소극재산 상환을 위해 남편으로부터 일정 금액의 재산분할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남편이 가상화폐 투자로 가산을 잃고 이를 숨긴다면, 이는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남편이 숨긴 채무는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으니 몰랐다는 사실을 적극 밝히면 부담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사연자분이 부모님에게서 빌린 돈을 남편에게 준 경우 남편이 이를 사업자금으로 사용했는지와 관계없이 부부 공동 채무로 재산분할에 포함할 수 있습니다. 사연자분이 남편으로 인해 과도한 채무를 지게 된 경우 남편이 소극재산만 있더라도 재산분할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김진형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김진형 : 감사합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YTN 서지훈 (seojh0314@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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