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반독점 소송서 웃었다... 2조원대 EU 과징금 취소

구글, 올해 EU에 광고 사업 일부 매각 제안도

구글 로고/로이터

구글이 2조원대에 달하는 반독점 과징금을 취소해달라는 재판에서 유럽연합(EU)에 승소했다. 지난 2019년 EU당국이 ‘구글이 광고 시장에서 갖고 있는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경쟁사 광고 배치를 막았다”며 과징금을 부과한지 5년 만에 취소 결정을 받은 것이다.

18일 미 CNBC방송 등 외신을 종합하면, 룩셈부르크에 있는 EU일반법원은 EU집행위원회가 지난 2019년 구글에 부과했던 14억 9000만 유로(약 2조 2000억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EU집행위는 구글이 자사 광고 중개 서비스인 ‘애드센스’의 지배력을 활용해 애드센스를 통해 웹사이트에 광고를 실을 경우, 구글 경쟁사를 홍보하는 내용은 배제하는 조항을 두며 시장 경쟁을 저해했다고 결론 지으며 과징금을 부과했다. 웹사이트 운영사가 광고 대상 업체를 선택하는데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구글은 결정에 불복하고 취소 소송을 냈다.

법원은 EU집행위가 구글의 ‘독점 조항’을 단편적으로 해석했다고 봤다. 경쟁사 광고 게재 제한이 있다는 것 만으로 구글이 독점권을 행사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EU당국이 구글의 조항이 검색 광고 시장에서 구글의 지배적 위치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됐는지 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이날 “EU의 과징금 부과 이전인 2016년에 관련 광고 서비스 정책을 변경했었다”며 “법원이 EU집행위의 오류를 인정하고 과징금을 취소해줘 기쁘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10일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구글 모기업 알파벳에 부과된 경쟁 저해 부당행위 관련 과징금 24억 유로(약 3조 5600억원)를 유지한다고 선고한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구글이 지난 10일의 참패를 어느정도 만회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구글이 EU를 상대로 완벽히 승리를 거둔 것은 아니다. 집행위가 향후 ECJ에 항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U 집행위는 이날 “판결을 면밀히 검토해 다음 조처에 반영하겠다”며 항소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이날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올해 구글이 EU당국의 반독점 조사를 피하기 위해 온라인 중개 서비스인 ‘애드엑스(AdX)’를 매각할 것을 제안했었다고 보도했다. 구글이 나서서 자사 사업을 매각하겠다고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만큼 EU의 조사가 구글을 코너로 몰리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EU측은 AdX 뿐만이 아닌 구글이 소유한 다른 광고 서비스 역시 매각해야한다고 보고, 이 같은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