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기사회생에도 한숨만, 2부에도 안 통하는 포스테코글루 전술 [PL 와치]

[뉴스엔 김재민 기자]

토트넘이 2부리그 팀을 상대로 충격적인 경기 내용 끝에 리그컵 첫 경기에서 광속 탈락할 뻔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9월 1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코번트리에 위치한 코번트리 빌딩 소사이어티 아레나에서 열린 코번트리 시티와의 '2024-2025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3라운드 경기에서 2-1로 역전승했다.

토트넘은 높은 볼 점유율에도 찬스를 만들지 못하며 하부리그 팀을 상대로 답답한 경기를 펼쳤고 선제 실점까지 내주며 탈락 위기까지 몰렸다. 후반 막판 연속 득점으로 겨우 살아남았다.

그대로 패했다면 '토트넘이 토트넘했다'는 조롱을 피할 수 없는 경기였다. 토트넘은 이미 지난 2년 연속으로 카라바오컵에서 첫 경기 광속 탈락을 맛봤다.

경기 내용도 기대 이하였다. 전반전에 볼을 점유하고 압박을 펼치며 실컷 기분을 내지만 실속을 챙기지 못하고, 후반전 들어 경기력이 무뎌지고 실점하며 무너지는 패턴은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꾸준히 보여준 모습이다. 이날 경기도 후반 43분까지는 이 패턴이 반복되는 듯했다.

2부리그 팀을 상대로 토트넘은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A매치 기간,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 라이벌전을 치른 토트넘이 하부리그 팀을 상대로도 주전을 쓰지 않는 게 당연했다.

볼 점유를 선호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팀답게 볼 점유율은 높았다. 그러나 전반 볼 점유율 71%를 기록한 토트넘은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역습 일변도로 나선 코번트리가 오히려 슈팅 4개를 기록했다.

전반전에는 내려앉았던 코번트리가 후반전 들어서는 전방에서 숫자를 남겨놓기 시작했다. 코번트리가 후반 초반 분위기를 잡고 슈팅을 늘려나갔다. 후반 11분 골키퍼가 골문을 비운 틈을 벤 데이비스가 몸을 던져 겨우 슈팅을 막아내며 한숨을 돌리기도 했다.

결국 그 분위기가 코번트리의 선제골까지 이어졌다. 후반 18분 왼쪽 측면에서 시작된 속공이 정확한 땅볼 크로스로 이어졌고 토마스 아산테가 득점에 성공했다.

실점 후에도 토트넘이 볼을 소유하고 코번트리가 버티는 양상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유효한 공격 기회를 더 많이 만든 쪽은 여전히 코번트리였다. 후방에 센터백을 두 명만 남겨놓아 역습 상황에 취약하다는 토트넘 전술의 문제는 이날 경기에서도 여전했다.

토트넘은 기사회생했다. 후반 막판 상대 실수까지 겹치면서 경기를 뒤집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2부리그 팀을 상대로도 이 정도로 고전하고, 2부리그 팀을 상대로도 쉽게 역습을 허용하는 모습은 이겼다는 안도감보다는 미래가 걱정되는 불안감만 가중한다.

토트넘은 지난 2008년 칼링컵(현 카라바오컵) 우승 이후 무려 16년째 무관이다. 프리미어리그나 유로파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쉬운 카라바오컵에서 하부리그 팀을 상대로도 이렇게 고전한다면 이번 시즌도 토트넘은 무관 탈출이 그리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사진=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손흥민)

뉴스엔 김재민 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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