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벗] 연준, 기준금리 '빅컷' 단행… 올해 0.5%p 추가 인하 나선다

①2020년 3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금리 인하

[편집자주] 미국 중앙은행(Fed)이 18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린 빅컷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인하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국내증시와 관련해선 당분간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27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금리인하로 한국은행도 금리인하 압박을 받게 됐다. 다만 현재 기준금리 인하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수도권 집값 폭등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급등이다. 한은이 금리인하를 단행하기 위한 환경이 마련되기 위해선 가계부채의 드라마틱한 축소가 전제돼야 하는 만큼, 향후 가계부채를 잡기위한 금융당국의 정책과 거시경제 현안을 살펴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반 만에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전격 단행했다. 지난 2020년 3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금리 인하 조치다.

당초 0.25%포인트 인하의 베이비컷을 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연준은 미국이 경기침체에 있다고는 보지 않지만, 노동 시장과 투자 시장 침체를 막기위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FOMC는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0%로 0.5%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 이날 빅컷 결정에 대해 투표에 참여한 12명 중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를 제외한 11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미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부양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물가가 치솟자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갔고, 이후 1년2개월간 상단 기준 5.50%의 높은 기준금리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 8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로 목표치인 2%에 근접하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인하를 시사해 왔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빅컷을 고려하고 있다고 시사하지 않은 채 빅컷을 단행한 배경에 관한 질문에 "지난 회의 이후 많은 지표가 추가됐다"며 이처럼 말했다.

파월 의장은 "(7월 회의 이후) 7월 및 8월 고용 보고서가 나왔고, 2건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보고서가 나왔다"며 "또한 고용지표가 인위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향후 하향 조정될 것임을 시사하는 보고서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들 지표를 모두 취합해 (FOMC를 앞둔) 묵언 기간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고, 이번 (빅컷) 결정이 우리가 봉사하는 국민과 미 경제를 위해 옳은 일이라고 결론지었다"라고 말했다.

향후 금리인하 속도 전망에 관한 질의엔 "경제전망 요약(SEP)에는 FOMC가 서두르고(rush) 있다는 내용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들어오는 지표와 경제전망의 전개, (물가·고용) 위험 간 균형에 근거해 매 회의에서 의사결정을 한다"라고 전제한 뒤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더 느리게 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함께 발표한 점도표에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는 종전의 5.1%에서 4.4%로 낮췄다. 이는 연내 0.5%포인트 추가 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베이비컷을 감안할 경우 연내 두 차례 더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미 연준은 올해 11월과 12월 두 차례 더 FOMC를 열고 금리를 결정한다.

내년 이후 기준금리 목표치를 2025년 말 3.4%, 2026년 말 2.9%, 2027년 말 2.9%로 각각 제시했다. 이전 직전 6월 전망치보다 2025년 말은 0.7%포인트, 2026년 말은 0.2%포인트 각각 낮춘 수치다.

이번 미 연준의 빅컷 단행으로 기존 2.00%포인트 차로 역대 최대였던 한국(3.50%)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50%포인트로 줄어들었다. 한국은 10월과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