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바이오 창업 맛동네 대전

2024. 9.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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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희 특허법인 플러스 대표 변리사

대전시 산하 기관인 대전바이오융합센터 4층에는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서로 입주하고자 하는 인기 창업 공간이 있다. 이 공간에서 창업한 여러 개의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운이 좋은 명당, 이른바 바이오 창업 맛집으로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이 공간을 거쳐 간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 알테오젠과 의료기기 상장기업 브랜드 평판 1위인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가 있다. 이 외에도 수젠텍, 팹트론 등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이 센터에서 창업해 코스닥 상장사로서 한국 바이오산업을 이끌고 있다.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창업 액셀러레이터들은 대전의 바이오 분야 성공 요인으로 풍부한 바이오 기술 영양분을 제공하는 기술 토양론을 말하곤 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정부 출연 연구소와 KAIST, 그리고 많은 바이오 상장기업들이 대전의 바이오 기술 영양분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기관과 기업의 연구자들은 자주 만나 기술 현안에 관해 토론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투자도 유치하기도 한다. 가끔은 친한 대학 동창이 수천억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화제로 삼아 본인들도 그 창업의 동기를 삼기도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가끔 회자되는 "옆집 아저씨가 창업해 억만장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동네 아이가 벤처 기업 창업을 꿈꾸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대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대전의 바이오산업이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또 다른 이유로 '오픈이노베이션'이라는 세계적인 의약바이오 산업의 사업화 패러다임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개방형 혁신을 뜻하는 말로, 신약 연구 개발 과정 등에서 외부 기업과 기술을 공유하고 협업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이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으로 접근해 우리나라 의약바이오 역사상 최초로 글로벌 블록버스터급(1년 매출 10억 달러 이상) 항암제 상업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대전 기업은 아니지만 오스코텍은 자회사에서 개발한 항암제를 추가 연구한 후 우리나라 대표 제약사인 유한양행에 기술이전을 했고, 유한양행은 다시 추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인 J&J에 기술을 이전했으며, 이 약물(렉라자)은 국내 대학병원 전문가 주도하에 오랜 글로벌 임상 끝에 드디어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기에 이르렀다. 오스코텍과 유한양행은 이미 기술 이전 당시부터 단계적으로 기술이전에 따른 대가를 수령해왔으며, 이제는 J&J의 해당 약물의 글로벌 매출액에 비례해 지속적으로 로열티를 받게 될 것이다. 이렇듯 자금과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기술만 좋으면 상업화 파트너와 함께할 기회를 제공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은 이제 바이오 기술 분야에서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 됐다.

또한 이 방식으로 일정 규모의 기술이전을 한 기업은 요건을 충족하면 매출이 적어도 기술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 상장이 가능해, 지속적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대전의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도 이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에 수조 원 규모의 기술이전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 안에 대전의 여러 바이오 벤처가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이 예정돼 있으며, 이 제도 역시 대전 바이오 기업의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제는 상업화를 위한 자금과 경험이 없어도 기술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는 시대이다. 바이오 기술 분야는 더더욱 그러하다. 올해 대전은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특화단지에 선정돼 대전의 바이오산업 환경은 날개를 달게 됐다.

이에 더하여 전국 최초로 지역 기반 공공투자기관인 대전투자금융이 발을 내딛고 있다. 바이오 스타트업 창업 맛동네 대전은 지역 구성원들의 대전 바이오산업 중흥을 위한 관심과 지원을 자양분 삼아 한국의 바이오 밸리가 될 것이며,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대전 바이오산업은 대전을 우리나라에서 제일 부유한 도시로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 박창희 특허법인 플러스 대표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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