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소 구했다고 영웅 칭호”…지금도 소로 밭가는 북한 영농
[앵커]
최근 KBS가 입수해 연속 보도한 북한 내부 영상에는 아직도 소를 이용해 주로 농사를 짓는 등 북한의 낙후된 영농 실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소를 밀도살하는 건 '중대 범죄'로 비난하고, 또 목숨 걸고 소를 구한 이에게는 영웅 칭호까지 내리기도 하는데요.
양민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농기구를 멘 소들이 밭을 갈고 있습니다.
농사를 위해 길러지는 '부림소'인데, 이 귀중한 소를 수십 마리나 밀도살한 부녀가 있다며 비난합니다.
[북한 주민 교육 영상 : "국가 재산인 부림소들을 밀도살해서 사적 이익을 챙기는 범죄 행위를 감행한 동00과 동00입니다. (이들이) 밀도살한 소는 도합 80마리나 된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60마리, 딸은 20마리가량 밀도살했다며 범죄 경위도 상세히 소개합니다.
[북한 주민 교육 영상 : "소고기와 부산물을 밀매해서 3천5백여만 원의 현금을 제 주머니에 챙겨놓고 마구 탕진하는 엄중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반면, 폭우에 떠내려가는 소들을 목숨 바쳐 구한 농장원을 소개하며 '노력 영웅'이라고 치켜세웁니다.
[북한 주민 교육 영상 : "리00 영웅은 농장원들과 함께 여러 시간 동안이나 무섭게 사풍 치는 물속을 헤가르며 필사의 노력을 다해서 부림소들을 기어이 안전한 곳으로 끌어내고야 말았습니다."]
북한 농업에서 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입니다.
올봄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양강도에 트랙터를 보냈다고 선전하는 등 북한은 영농 기계화에 힘쓰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 : "대북 제재로 인해서 연료는 어느 정도 제한이 걸려 있고, 그러다 보니까 농업에 필요한 연료 공급은 한정돼 있고. 그래서 부림소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밖에 없는…."]
저조한 기계화율과 오랜 연료·비료 수급난에, 올해 큰 수해까지 겹치면서 북한의 식량난이 더 심화할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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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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