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간만에 온 슈퍼 사이클인데… K-조선, 인력 문제 산적

최유빈 기자 2024. 9. 19.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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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가 16년 만에 돌아온 슈퍼 사이클에도 각종 인력 문제로 근심하고 있다.

노조의 파업은 물론 고령화와 외국인 인력 유입으로 인한 기술 경쟁력 상실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지난 9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오후 거제시 옥포사거리에서 공동 파업을 진행하고 집회를 열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조선업계 인력부족이 올해부터 연평균 1만2000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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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K-조선의 현재와 미래] ③ '노조 리스크'에 '기술 단절'까지
조선업계가 각종 인력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달 28일 울산 조선소 노조 사무실 앞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스1
조선업계가 16년 만에 돌아온 슈퍼 사이클에도 각종 인력 문제로 근심하고 있다. 노조의 파업은 물론 고령화와 외국인 인력 유입으로 인한 기술 경쟁력 상실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국내 8개 조선사 노조는 호황에도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이 크게 개선되지 않자 연대 투쟁에 나섰다. 지난 9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오후 거제시 옥포사거리에서 공동 파업을 진행하고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28일 1차 공동 파업에 나선 이후 두 번째 단체 행동이다.

조선노연에는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등 HD현대 3사를 비롯해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SG성동조선, HJ중공업, 케이조선까지 총 8개사 노조 및 노동자협의회가 참여하고 있다.

노조는 조선업 호황에 따른 이익을 노동자들과 나눠야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25차례가 넘는 교섭을 진행했지만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가 내놓은 제시안도 거부했다. 한화오션 노사도 성과급 차원에서의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지급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조선노연은 추석 이후 재차 집단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 제시안은 조합원들의 기대치를 충족하기엔 턱없이 부족했고 단협의 일부 제시안은 거의 쓰레기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우롱하는 것"이라며 "조합원들의 자존심을 되찾고 긍지 높게 노동할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강도 높은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 장기화할 경우 선박 납기 지연 피해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납기를 맞추지 못하면 지체보상금 지급은 물론 업계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회사의 경쟁력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파업뿐 아니라 고질적인 인력 문제도 우려된다. 현재 조선소는 타 제조업보다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조선업 불황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뒤 떠난 인력이 호황에도 돌아오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조선업계 인력부족이 올해부터 연평균 1만2000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7년부터는 13만명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 종사자 수는 9만3038명으로 10년 전(20만3400여명)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외국인 인력 유입으로 인한 기술 경쟁력 상실도 우려된다. 대형 조선 3사의 외국인 근로자는 2분기 말 기준 약 1만7900명이다. 지난해 말 1만5200명과 비교해 17.8%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이 조선소에 오지 않으려고 해 은퇴한 직원들을 계약직 형태로 재고용하면서 운영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이렇게 버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론 기술이 단절돼 한국 조선업의 명맥이 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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