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개발했더니 개발속도 42% 향상…초급 개발자에 유익하죠”
깃허브 코파일럿으로 30명 개발자 테스트
개인 역량 향상에 도움. 자꾸 말시켜 귀찮음(?)도
오글봇 이어 오케이캐쉬백 상담문의에 AI도입
AI와 블록체인 융합 관심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SK플래닛의 AI 도입은 효과적 활용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태양 SK플래닛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AI 도입과 관련된 전략과 기술적 발전 방향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그는 “구체적으로는 서비스 개선, 업무 프로세스 혁신, 개발자 생산성 향상에 집중한다”고 소개했다.
SK플래닛은 국내 최대 개방형 마일리지 플랫폼인 ‘OK캐쉬백’을 운영하는 회사로, 2011년 SK텔레콤의 플랫폼 사업부문이 분사해 설립됐고, 광고마케팅 전문 회사인 SK M&C와 합병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김 CTO는 모바일 전환에 대한 열망으로 2013년 네오위즈게임즈에서 SK플래닛에 합류했다.
개발자 생산성 향상은 물론 사고력 훈련에 도움
그는 AI 도입 사례 중 주목할 만한 혁신으로 먼저 ‘페어 프로그래밍(Pair Programming)’을 소개했다. 페어 프로그래밍은 두 명의 개발자가 하나의 컴퓨터에서 함께 코딩하는 방식인데, SK플래닛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을 도입해 AI와 함께하는 페어 프로그래밍으로 진행 중이다.
그는 “AI는 코드 작성, 수정, 최적화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제안하며, 개발자는 코파일럿의 제안을 검토하고 필요 시 수정하거나 새로운 코드 방향을 지시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제안하는 코드가 새로운 접근법을 제공해 개발자의 사고력 훈련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AI와 함께하는 페어 프로그래밍의 성과는 상당하다. SK플래닛은 내부 개발자 30명으로 구성된 팀을 통해 검증한 결과, 개발 속도가 약 42% 빨라졌다고 한다.
예를 들어, 데이터 엔지니어는 데이터베이스에 내용을 일일이 적는 작업이 번거로웠는데, AI가 기존 내용이나 맥락을 분석해 빠르게 작업 하니 이틀 걸리던 작업을 2시간 만에 완료할 수 있었다.
김태양 CTO는 “AI 도입을 단순히 생산성 향상으로만 평가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모든 개발자가 옆에 어시스턴트(비서)가 한 명 생긴다는 것은 커다란 이득이다. 개인적인 실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AI와의 공동 개발은 초급 개발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설문 조사를 해보니 본인은 자리를 뜨고 싶은데 AI가 말을 거는 불편함도 있었지만, AI와 협업이 익숙해지고 개발 문화로 자리 잡으면 타협점을 찾게 될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앞으로 깃허브 코파일럿 외에도 커서 AI(Cursor AI) 같은 코딩 어시스턴트 도구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같은 AI 도입 전략은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효율성을 제공하며,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글봇과 고객응대 자동화
서비스 분야에선 ‘오글오글’이라는 커뮤니티 서비스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오글오글은 OK캐쉬백 앱의 신규 사용자를 늘리고 활동성을 키우기 위해 개발한 커뮤니티다. 오글톡(채팅), 래키바위보(채팅 게임) 등 동시접속자를 늘리기 위한 서비스를 확장 중인데, AI기반 오글봇은 댓글 달기 등을 돕는다. 김 CTO는 “AI 도입 후 게시물 작성량이 약 3배 증가하고, 전체 활동성 지표가 50%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고 전했다.
고객 응대 분야에서는 AI를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 시스템은 고객센터에서의 일상적인 문의에 대해 자동으로 응답하고, 고객의 감정이나 의도를 파악해 적절하게 대응하는게 목표다. 그는 “현재 품질 테스트가 진행 중이며,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김태양 CTO는 이처럼 AI 기술의 효과적인 도입을 통해 마케팅 플랫폼의 완성도와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향상된 고객 경험과 개발자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오픈소스 기술을 활용해 SK플래닛의 기술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도 했다. SK플래닛이 활용하고 있는 주요 오픈소스 기술은 트리노(Trino)다. 오케이캐쉬백이 개방형 마일리지 플랫폼으로 전환하면서 순간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트랜잭션 규모가 3배 이상 증가하게 됐고, 이에 따라 트리노를 도입하게 됐다.
김 CTO는 “트리노는 데이터 레이크와 같은 대규모 데이터 시스템을 넘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빠르게 연결하고 통합해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 패브릭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리노를 단순히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스템에 맞게 최적화하고 튜닝해 사용하고 있다”며, “이 오픈소스를 데이터 패브릭 환경에서 운영하며, 이를 통해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고 타겟팅 조건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픈소스 활용과 더불어 기술 공유 문화에도 신경 쓰고 있다. SK플래닛은 외부인들도 접근할 수 있는 Tech Topic 블로그와 사내 행사인 Data & Tech Committee (DTC) 세션을 운영중이다.
김태양 CTO는 “Tech Topic 블로그는 작년 1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으며, 매월 1~2건의 글을 게시하고 현재 18건의 콘텐츠가 등록돼 있다”며, “개발자들이 본인 이름으로 기고할 수 있어 퍼스널 브랜딩 효과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DTC 세션에 대해서는 “3년 전에는 임원 간 기술 공유 회의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전사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 공유 커뮤니티로 발전했다”고 소개하면서 “매월 사내 기술 공유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강연도 진행돼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AI와 블록체인 융합 가능성
그는 최근 AI와 블록체인 융합 분야를 두고 팀장들과 논쟁을 한다고 한다. SK플래닛은 업튼(UPTN)이라는 NFT와 블록체인 기반의 커뮤니티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이 코인 외의 실제 서비스에 적용된 사례는 드물지만, 이 CTO는 언젠가는 두 기술의 융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양 CTO는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가 AI와 관련해 처음 포스팅한 내용 중 하나가 ‘AI가 스마트 컨트랙트를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블록체인의 스케일이 커지면 AI와 블록체인이 자연스럽게 융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SK플래닛에 합류했을 당시, “네오위즈는 잘 갖춰진 개발 환경을 갖추고 있었던 반면, SK플래닛은 그에 비해 개발 환경이 약했다”고 회상하며, “하지만 이는 곧 제가 할 일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오케이캐쉬백과 시럽 같은 마케팅 플랫폼의 완성도와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잘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효율성 극대화, 프로덕트 완성도 향상, AI의 효과적 도입이 우리의 기술적 발전 방향”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태양 CTO는
△2023~SK플래닛 CTO, 2018~2022, SK플래닛 Platform Center 센터장, 2017~2018 SK TechX AI Plaform개발본부 본부장, 2017 SK플래닛Conversational Commerce 본부 본부장, 2013~2016 SK플래닛 Tech Platform개발본부 Global Product개발1팀 팀장, 2007~2013 네오위즈게임즈 온라인게임사업본부 개발팀장, 2003~2006 네오위즈 기술본부 개발팀장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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