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장애의 벽을 허문다…제2 토도웍스 찾는 디엘지
법무법인 디엘지 법률자문으로 규제장벽 돌파
디테크 공모전, 몽골 등 해외로 확장 계획
“창의적 기술 발굴하고, 법률지원 통해 상용화”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3년만에 처음으로 집 앞 마트에 갈 수 있었어요.”
한 장애인 어린이의 이 말은 심재신 토도웍스 대표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가 개발한 휠체어 보조동력장치가 만든 변화였다. 이 혁신적인 기술 뒤에는 법무법인 디엘지(DLG)의 ‘디테크’ 공모전이 있었다.
김강원 디엘지 공익인권센터 부센터장은 1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을 통한 사회 변화가 디테크의 정신”이라며 “법이나 제도, 사회운동을 통해서만 사회적인 변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선한 의도를 가진 기업들의 기술을 통해서도 장애인의 삶과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디테크를 개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1회 대상 수상팀인 토도웍스의 성공 사례는 디테크 정신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 보여줬다. 심 대표는 우연한 계기로 휠체어 보조동력장치를 개발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8년 전 제 딸아이가 휠체어를 탄 친구를 데려왔는데 그 아이와 대화를 나누다 문득 ‘휠체어에 모터를 달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단순한 아이디어는 많은 장애인의 삶을 바꾸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발전했다. 토도웍스의 휠체어 보조동력장치는 수동 휠체어를 전동화해 장애인의 이동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심 대표는 “해외의 비슷한 제품들 무게가 20kg을 넘는 데 반해 저희 제품은 배터리 포함해서 5kg 정도”라며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보조동력장치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데는 성공했지만 금세 제도적 장벽에 부딪혔다. 토도웍스의 제품은 기존 의료기기(수동 휠체어/전동 휠체어) 범주에 속하지 않아 개발 후 7년간 ‘불법도 합법도 아닌’ 상태로 남아있었다. 심 대표는 “규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신제품 개발도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디엘지는 디테크 공모전에 대해 단순한 기술 경연이 아닌,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도구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로펌인 디엘지가 7년째 디테크를 이어온 원동력이다. 김 부센터장은 “디엘지는 영리 활동을 통해서도 공익을 추구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디테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공익을 녹여내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엘지가 스타트업을 자문하고 육성하는 전문성을 갖춘 로펌이라는 점도 기술을 통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공익적 목표와 잘 맞는다”며 “디테크 공모전을 통해 창의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법률적으로 지원해 상용화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엘지는 디테크를 통해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김 부센터장은 “우리나라의 장애인 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전파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며 “전 세계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디엘지는 내년도 몽골을 시작으로 디테크 공모전을 해외로 확대할 계획이며, 올해 디테크 공모전 행사에는 몽골의 장애 관련 관계자들을 초청할 예정이다.
디엘지는 오는 10월말까지 ‘제7회 디테크(D-TECH) 공모전’ 참가 신청을 접수 중이다. 수상팀에는 상금 이외에도 △주최 및 후원기관의 인턴십 프로그램 제공 △MYSC 엑셀러레이팅 지원 △법률·회계·특허 자문 △디테크 선배 기업 멘토링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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