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4대 그룹만큼 고용 창출"…8살 된 코스포의 포부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걷는 스타트업, 경험 공유해 극복"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회원사를 모두 더하면 우리나라 4대 그룹과 비슷한 고용 효과를 내고 있어요. 시가총액도 마찬가지고요. 수 천개 회사가 모인 결과지만 우리나라에 대기업 하나가 더 생긴 셈이죠."
(서울=뉴스1) 대담=강은성 성장산업부장 이정후 구윤성 기자 = 우리나라 스타트업을 대표하는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한상우 의장은 "스타트업을 육성하려는 여러 노력과 창업자들이 함께 일군 성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2016년 9월 26일 50여개 스타트업이 모여 출범한 단체다. 2018년 5월 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한 뒤 해마다 회원사를 늘려 올해 7월 기준 2300여개의 스타트업과 함께하고 있다.
창업 생태계와 직간접으로 관계가 있는 액셀러레이터, 금융권, 학계, IT 대기업 등 특별·후원회원까지 더하면 회원사는 2400곳이 넘는다. 크고 작은 스타트업 단체들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으로 합류하고 있다. 내년에는 회원사가 3000곳이 넘을 전망이다.
출범 이후 '코스포 1.0' 시기를 보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한상우 의장 체제 아래에서 '코스포 2.0'을 선언하고 '다시 스타트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목표로 8주년을 앞두고 있다.
◇스타 CEO가 이끌었던 코스포 1.0…회원사 중심 2.0으로 거듭나
그동안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국내 유니콘기업(기업 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기업)을 대표하는 스타 CEO들이 이끌고 사무국이 실제 업무를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배달의민족을 만든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가 1대 의장을 맡았고 김슬아 컬리 대표, 안성우 직방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공동 2대 의장, 박재욱 쏘카 대표가 3대 의장을 지냈다. 모두 스타트업씬에서 내로라하는 창업가들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상우 의장 취임 이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회원사들이 좀 더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회원 중심 조직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 의장은 "지금까지 명망 있고 상징성 있는 기업들의 대표들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의장을 맡았다면 이제는 보통의 스타트업에서 의장도 뽑고 집행부도 구성하자는 니즈가 있었다"며 "전임자들의 성과 덕분에 2.0으로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첫 발을 내딛을 땐 유명한 스타트업 대표의 후광 효과가 필요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 어엿한 '8살'이 된 만큼 직접 포럼 운영에 동참하겠다는 회원사들의 의지였다. 이같은 뜻을 모아 단독 출마한 한상우 대표는 대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한상우 의장 체제 이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부의장사를 뽑아 의장단을 구성했고 6개 분과(△ESG △대외정책 △지역 △커뮤니티 △글로벌 △성장발전)를 꾸려 창업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구조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
◇아무도 가지 않은 혁신의 길…코스포가 지원군 역할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역할은 정글을 헤쳐 나가는 데 쓰는 마체테(정글도)와 비슷합니다. 스타트업이 하는 비즈니스도 정글처럼 길이 없거든요."
한상우 의장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스타트업들이 도전한다는 점에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역할을 마체테에 비유했다. 창업가들이 겪는 여러 장애물과 시련을 회원사끼리 힘을 합쳐 헤쳐 나간다는 뜻에서다.
이 때문에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을 하나로 잇는 핵심 단어는 '혁신'이다. 제조·건설 등 전통산업이 업종마다 협회나 단체를 꾸리는 것과 달리 스타트업은 공통점이 없더라도 '혁신'이라는 최우선 가치 아래 하나로 모인다.
한상우 의장은 "모빌리티, 금융 등 서로 다른 길인 줄 알았던 스타트업들은 함께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공통 분모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개인의 경험을 공유하면 그게 집단 경험으로 한 단계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포는 이익 단체…사랑받고 존경받는 스타트업이 목표"
그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을 '이익 단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고 했다. 오히려 "지금까지 싸워서 얻어낸 게 거의 없기에 이익단체로서 무능한 조직"이라고 자평했다. 택시 업계와 충돌한 뒤 국회가 사실상 핀셋 규제를 실시한 '타다 사태'가 대표적이다.
그나마 지난해 9월 법무부가 로톡 이용 변호사에 대한 징계 처분을 취소했고 최근에는 서울고등검찰청이 세무서비스 삼쩜삼의 적법성을 인정하며 스타트업의 혁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가 나타나는 중이다.
이달 26일 열릴 8주년 행사에서 한상우 의장은 회원사들에 메시지를 하나 던질 예정이다. 선배 세대보다 책임 있는 경영으로 스타트업이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되돌아보자는 취지다.
"8주년 행사에서 '스타트업은 경제 생태계 안에서 사랑받고 존경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기업이 '경영 성과 지수'에 매몰되면 그게 투자자나 구성원들에게는 선(善)일지 모르지만 사회적으로도 진정한 선(善)인지는 고민이 필요하거든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역시 글로벌이나 로컬에서 스타트업이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도울 겁니다."
◇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약력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학사·석사 졸업 △워싱턴대학교 로스쿨 졸업 및 미국변호사 △전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스마트시티특위 위원(2019~2021) △전 대한교통학회 모빌리티 위원장(2021~2023) △현 국토교통부장관 정책자문위원 △현 국토교통부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 실무위원 △현 위즈돔 대표이사(2009년~) △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제4대 의장(2024년 2월~)
■ 대담=강은성 성장산업부장, 정리=이정후 기자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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