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한우고기 판매 비교적 양호
가락시장 반입량 전망 밑돌아
실속형 과일세트 판매 증가세
도축마릿수 소폭 증가에 그쳐
올 추석엔 사과·배 등의 과일과 한우고기 판매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양상을 띠었다. 시세도 예상 밖으로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명절 대목 주요 품목 시장 동향을 돌아봤다.
◆ 폭염·인력난으로 사과·배 반입량↓=도매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추석 대목 사과·배 반입량은 당초 전망보다 적었다.
서울 가락시장에 추석 전 일주일(9월6∼13일) 동안 반입된 사과 물량은 2038t이었다.
이석철 서울청과 경매사는 “올해 사과 반입량이 전년 동기(9월15∼22일·1409t)와 견주면 44.6% 늘었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적은 수준”이라면서 “수확 직전까지 폭염이 이어지면서 착색이 덜 돼 출하를 미룬 농가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평년보다는 높았다. 추석 5일 전(12일) 사과(‘홍로’)는 10㎏들이 상품 한상자당 5만1065원에 거래됐다. 전년 동기(추석 6일 전인 9월23일·8만4008원)와 비교하면 39.2% 낮지만 평년(3만7877원)과 비교하면 34.8% 높았다.
배는 반입량이 지난해 수준에도 못 미쳤다. 추석 전 일주일 동안 가락시장에 반입된 배는 2711t으로, 전년 동기(9월15∼22일·3365t) 대비 19.4% 감소했다.
물량 감소로 배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12일 배(‘신고’) 경락값은 7.5㎏들이 상품 한상자당 4만2575원이었다. 전년 동기(3만2922원)보다 29.3%, 평년(3만2878원)보다 29.5% 높았다.
가락시장 관계자는 “전남 나주 등 배 산지에서 외국인 불법 근로자 단속 등에 따른 인력난으로 출하작업이 지연되며 강보합세를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 ‘알뜰’ 선물세트 인기=소매단계에서 과일 판매는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추석 6일 전(11일) 기준 롯데마트·홈플러스 과일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대비 15%, 이마트는 11% 신장했다. 품목별로는 사과 판매가 두드러졌다. 이마트는 사과 선물세트 판매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54%, 롯데마트는 55% 뛰었다.
극심한 물량 부족 현상을 겪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주요 과일의 작황이 양호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물로 과일을 택한 소비자가 늘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속형 선물세트가 약진한 것도 특징이다. 농협유통·농협하나로유통이 운영하는 농협하나로마트에선 9월2∼11일 전체 선물세트 중 3만∼5만원대(32.9%)가 가장 많이 팔렸다.
농협경제지주 마트전략부 관계자는 “알뜰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해를 거듭할수록 올라가는 추세”라며 “올해는 3만원 미만 선물세트 비중도 23.8%에 달한다”고 말했다.
◆ 한우고기 경락값 ‘선방’=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에 따르면 추석 2주 전(9월2∼7일) 전국 한우고기(거세우) 경락값은 1㎏당 평균 1만9547원을 기록했다. 지난해(2만507원)보다는 4.7%, 평년(2만466원)보다는 4.5% 낮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는 좋은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추석 대목 한우 출하가능마릿수가 지난해보다 많아 큰 폭의 값 하락이 우려됐었다.
강병규 농협경제지주 축산지원부 한우기획팀 선임연구위원은 “올 추석 8주 전부터 2주 전까지 도축마릿수는 17만3338마리로 지난해보다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면서 “거기에다 할인행사로 한우고기 수요가 늘어나 우려했던 것보다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농협·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2∼13일 ‘소(牛)프라이즈 대한민국 한우세일’ 행사를 했다.
긴 연휴에 대비해 육가공업체들이 선제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선 것도 시세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김성환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일부 도축장들이 13일까지 영업하고 14∼22일 쉰 뒤 23일 재개하다보니 열흘가량 공급 공백기가 생기는 상황”이라며 “육가공업체 가수요가 몰리면서 막판까지 시세가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 “11월초까진 한우고기 수요 유지될 듯”=추석 이후 한우고기값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9월 한육우 관측’에서 4분기 한우 도축마릿수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늘어난 21만9300마리로 전망했다.
김충현 농경연 전문연구원은 “공급물량이 많기 때문에 한우고기값은 추석에 정점을 찍고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월1일 국군의 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데 이어 개천절(10월3일)·한글날(10월9일) 등 징검다리 연휴가 이어지고, 대대적인 소비 촉진 행사가 벌어지는 한우데이(11월1일)까지 예정돼 있어서다.
서영석 전국한우협회 정책지도국장은 “연휴와 각종 행사가 지속하면 11월초까지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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