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정책 재조정할 때… 고용 둔화 땐 적극 대응할 것”
“미국 경제 기본적으로 괜찮아(fine)”
“데이터 기반으로 적절히 움직일 것”
“미국 경제는 좋은 상황에 있고 오늘 우리의 결정은 이를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18일 오후 2시 30분 미국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연준) 기자회견장에 평소 즐겨 착용하는 보라색 넥타이를 매고 나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자신감에 찬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연준은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하 결정(0.50%포인트 인하)을 발표했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금리 인하 시기를) 기다렸고, 그 인내심이 정말 큰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우리는 정책을 보다 적절하게 재조정할 때가 됐다는 것을 알고 있고 지금은 그 과정의 시작”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연준이 금리 인하 시대로 전환했으며 더 잦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밝힌 것”이라고 했다.
파월은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과열됐던 인플레이션이 식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실상 제로 금리를 유지하며 물가가 상승했지만 2022년 3월 적극적인 금리 인상 정책을 펴 온 연준의 정책에 잡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을 적절히 낮추는 데 중점을 두었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는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제는 금리를 중립적인 수준으로 재조정하고 있다”고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고용 시장이 식어가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하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파월은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면서 “임금 상승률은 ‘눈에 띄게 하락(notable step down)’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목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고용 시장이 예기치 않게 둔화한다면 연준은 더 빠른 금리 인하를 통해 이에 대응할 수 있다”고도 했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해 3.5% 수준이었지만 최근 4.2%까지 올라오면서 경기침체 우려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파월의 이날 발언은 정책을 적절하게 재조정해 고용 시장의 강세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파월은 그러면서도 현재 고용 시장에 대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실업률은 ‘매우 건전한 수준’”이라면서 “미국 경제는 기본적으로 괜찮다(basically fine)”고 했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서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4.4%로 낮아질 것이라 예상했다. 이는 올해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다만 파월은 다음번 회의(11월) 때 금리를 어느 정도 낮출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주지 않았다. 파월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만큼 빠르게 또는 느리게 움직일 것”이라면서 “(금리 인하 폭은) 회의 별로 결정할 것이며 계속해서 규제를 제거할 것”이라고 했다. 또 금리인하 속도와 관련해 “(연준이 내는) 경제전망 요약(SEP)에는 서두르고(rush) 있다는 내용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날 금리 인하 폭도 지난 7월 회의 이후 새로 들어온 데이터를 반영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파월은 과거 ‘초저금리 시대’는 사실상 다시 오기 어렵다는 견해도 내놨다. 그는 “내 느낌상 수조 달러의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되던 시대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대선을 앞두고 금리 인하를 한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 국민과 경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일 뿐 정치와는 관련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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