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 로봇에 ‘인공근육’ 달아 13㎝ 뛰어올랐다
근육통까지 느끼는 로봇을 개발하려는 것일까.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와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이 인간 근육의 작동 원리를 모방한 인공 근육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인공 근육을 장착한 로봇 다리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를 통해 최근 공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 근육은 비닐백처럼 생겼다. 그 안에 오일이 들어 있고 전극이 붙은 형태다. 여기에 전류를 흘려 전압을 가하면 전극의 작용으로 오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수축한다. 사람의 근육이 오므라드는 것과 비슷한 형태가 되는 것이다. 반대편의 인공 근육은 팽창한다. 연구진은 이처럼 관절을 펴는 역할의 폄근(신근)과 구부리는 굽힘근(굴근)의 유압식 인공 근육을 로봇 다리에 부착하고, 기존의 모터 기반 로봇 다리와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인공 근육의 로봇 다리가 기존 모터 기반 구동보다 유연하게 움직이고, 발열과 에너지 소모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자갈과 모래 등 다양한 지형에 알맞게 착지하며 움직일 수 있었다”며 “로봇 다리 전체 길이의 40%에 해당하는 13㎝ 높이 점프도 가능했다”고 했다. 연구진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인공 근육을 갖춘 로봇 다리의 움직임은 오래전 홍콩에서 유행했던 영화 ‘강시선생’의 유령들이 두 발로 콩콩 뛰는 듯한 모습이다.
한국 연구진의 인공 근육 연구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국제화학연합(IUPAC)이 ‘10대 유망기술’로 선정한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의 인공 근육은 그래핀과 액정 섬유를 결합한 복합 소재로 개발됐다. 이는 인간 근육과 유사하면서도 최대 17배 강한 힘을 보여 과학계 주목을 받았다. 이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논문으로 발표한 제1저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행하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2024년도 ‘젊은 혁신가상’을 최근 수상했다.
인공 근육은 웨어러블 기기의 발달과 더불어 기술이 더욱 고도화될 전망이다. 노약자와 장애인 움직임을 돕기 위한 용도뿐 아니라, 우주와 심해 등 극한 환경에서 인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구로 인공 근육의 쓰임새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다. 여기에 더해 로봇을 더욱 사람답게 만드는 데 인공 근육이 사용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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