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지지율 20%,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한 조사에선 27%(긍정) 대 68.7%(부정)로 나왔고, 26% 대 68%, 27.7% 대 69.5%란 발표도 있었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긍정 평가가 20%에 그쳐 총선 참패 직후(21%)보다 더 떨어졌다. 부정 평가는 70%에 달했다. 하락세는 연령, 지역,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았다. 40대의 지지율은 8%에 불과했다.
그 이유는 누구나 안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의대 정원 확대가 부정 평가의 첫 번째 이유로 꼽혔다. 한때 긍정 평가의 이유였지만 의료 갈등이 7개월을 넘기면서 윤 정부 관리 능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명품 백 사건’ 등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사과도 없이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응답자들은 경제·민생, 소통 미흡, 독단적 리더십을 부정 평가의 이유로 지목했다. 변하지 않은 윤 대통령 모습에 고물가와 의료 사태까지 겹치면서 민심 이반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대로 가면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
만약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지면 국정 동력엔 급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일선 공무원은 움직이지 않으려 할 것이고, 거대 야당이 국회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운신은 더 힘들어질 것이다. 윤 대통령이 추진 중인 연금·의료·노동·교육 개혁의 추동력도 국민 지지에서 나오는 것이다. 저조한 지지율로는 국가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혁도 추진하기 어렵다. 역대 대통령들은 임기 막판에 지지율이 10~20%대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윤 대통령 임기는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지지율 하락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2년 전 취임 석 달 만에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자 “국민의 뜻을 헤아리겠다”고 했다. 이후에도 기회만 있으면 “국민은 늘 옳다” “국민 뜻을 받들겠다”고 했다. 그런데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은 대통령이 여전히 국민 뜻을 모르고 있으며 변한 게 없다고 평가한다. 왜 민심이 떠나고 있는지 통절한 자성이 없다면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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