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강국의 초석이 되겠다” 현실로 만들어가는 KIGOS

류시환 2024. 9. 1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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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골프용품 시장 발전 동반자를 자처하는 KIGOS의 골프 스윙로봇 테스트 현장. 사진_류시환
[류시환 마니아타임즈-골프이슈 기자] 2017년 3월 1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막을 올린 SBS골프 대한민국 골프대전. 신제품 골프용품이 전시된 이곳에 특별한 것이 자리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골프클럽, 샤프트, 골프볼 등 개발에 쓰이는 골프 스윙로봇이다. 스포츠산업기술센터(KIGOS: Korea Institute Of Golf&Sports)의 주요 테스트 장비인 스윙로봇이었다.
우리나라에 몇 대 없는 KIGOS의 최신 골프 스윙로봇. 사진_류시환
KIGOS의 탄생

KIGOS의 탄생 배경에는 ‘무역역조현상 극복’이 있다. KIGOS가 설립된 2013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골프용품 시장 규모는 세계 3위였다(현재도 같다). 거래액을 기준으로 세계 골프용품 시장 점유율이 미국(40.7%)과 일본(24.3%)에 이어 3위(7.1%)였다. 문제는 골프용품 생산능력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95% 이상 수입에 의존한다는 점이었다. 이것을 극복하겠다고 나선 것이 KIGOS이다.

2013년 KIGOS는 골프 관련 시험평가와 기술지원을 목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을 받아 설립됐다. 우수한 인력, 고가의 골프용품 핵심 시험/평가 장비 및 인프라를 구축하고 무역역조현상을 극복하겠다고 했다. 기반 구축 후 골프용품에 대한 시험법 표준화 추진, 관련 중소기업의 시험/평가 분석 지원, 국내 브랜드 제품의 품질 향상, 신뢰성 제고, 핵심기술 개발 및 상용화 등을 추진했다. 우리나라 골프용품 회사의 성장을 돕고, 시장의 발전에 기여하는 동반자가 되겠다는 취지였다.

골프볼의 압축 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 사진_류시환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KIGOS

KIGOS는 다양한 장비로 중무장하고 있다. 장비 도입 초기에 약 15억 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이후에도 꾸준히 최첨단 장비를 갖추며 세계적인 골프용품 테스트 시설로 업그레이드됐다. 대표적인 장비가 미국골프협회(USGA), 영국왕립골프협회(R&A)의 공인 시험 장비인 골프 스윙 로봇이다. 일정한 스윙스피드로 스윙하는 로봇인데 골프클럽과 샤프트, 골프볼 개발에 있어서 필수 장비다. 이전에 국내에 몇 대 있던 것은 구형이라 스윙스피드가 일정하지 않았다. 정확한 테스트 결과를 얻는 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PGA 공식 분석 소프트웨어인 퍼팅 분석 시스템도 있다. 8대의 카메라로 동시 촬영(초당 60 프레임 화질)해 파노라마 분석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주사 전자 현미경(소재 미세조직 분석, 제품 불량 분석), 클럽헤드 표면 측정 장비(그루브 측정), 초고속 카메라(임팩트 시점에서의 물리적 변화 측정), 골프볼 COR/내구성 테스트 장비, 골프볼 압축강도 테스트 장비 등도 있다. 골퍼의 스윙을 정밀 측정할 수 있는 3차원 스윙 동역학 계측 시스템도 있다. 골퍼의 몸 곳곳과 클럽에 센서를 장착해 3D 카메라(8대)로 촬영해 스윙을 분석한다(초당 360 프레임). 스윙 1회당 600개 이상의 영상을 캡처할 수 있어 스윙의 장단점을 정확히 짚어낼 수 있다.

골퍼의 스윙을 완벽하게 분석하는 3차원 스윙 동역학 계측 시스템. 사진_류시환
세계가 주목한 KIGOS

KIGOS가 만들어진 후 국내외 골프용품 회사, 미디어, 골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자국 골프용품 브랜드가 두드러지지 않는 가운데 세계적인 수준의 테스트 시설을 구축한 것이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골프용품 테스트 진행 수준도 세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의 골프닷컴 등이 공정한 테스트를 위해 미국을 벗어나 한국의 KIGOS에서 골프용품 테스트를 진행할 정도였다.

설립 취지에 맞게 국산 브랜드의 발전을 위한 역할에도 충실하다. 좀 더 우수한 제품력을 갖기 위한 초기 테스트부터 완성된 제품이 이전 제품보다 얼마나 우수한지 평가하는 테스트를 의뢰하는 회사가 적지 않다. 클럽, 골프볼 회사뿐만 아니라 골프티 등 다양한 골프용품 회사의 든든한 동반자이다. 골프티 개발 후 KIGOS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어느 회사 대표의 말이다.

KIGOS는 우리나라 골프용품 회사의 제품 개발을 돕는다. 사진_류시환

“매일 어떻게 하면 좀 더 우수한 제품을 만들까 고민한다. 그런데 이런저런 생각을 해도 확신이 없으면 제품을 만들 수 없다. KIGOS 덕분에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게 됐다. 정확한 테스트로 결과를 확인한다는 자체가 중요하다. 예상만으로 제품을 만들어서는 소비자를 설득할 수 없다. ‘KIGOS에서 테스트 후 우수성을 검증받았다’라는 설명이 제품의 신뢰도를 높인다. 우리나라에 KIGOS가 있다는 게 감사하다.”

KIGOS가 우리나라 골프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골프용품 분야만은 아니다. 미래의 골프시장을 이끌어갈 주역을 지원하는 일도 아낌이 없다. 골프 스윙로봇 데이터를 활용해서 주니어 선수들의 훈련에 효율을 더하는 지원을 한다. KIGOS의 연고인 인천의 주니어 선수들에게는 무료로 최적의 골프용품을 찾아주는 분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KIGOS R&D 총괄 김광혁 연구원. 사진_KIGOS

미래의 한국 골프 동반자 KIGOS

2024년 현재, 우리나라 골프용품 시장은 여전히 해외 브랜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국산 브랜드가 꾸준히 늘고 있다. 그 과정에서 KIGOS는 좋은 동반자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설립부터 현재까지 KIGOS의 성장과 함께 해온 KIGOS R&D 총괄 김광혁 연구원의 말이다.

“KIGOS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사람들은 의구심이 있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높은 수준의 골프용품 테스트 시설이 필요하냐’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바뀌었다. 해외 브랜드가 신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결과를 얻기 위해 테스트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또 국산 브랜드가 우수성을 검증받는 테스트를 하고 세계 무대로 나가는 초석으로 삼는다. 이것만으로 KIGOS는 존재 가치가 있지 않겠나. 우리나라 골프용품 산업 발전에 상당한 업적을 세웠다고 자부한다. KIGOS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우리나라 골프용품 산업 발전 동반자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류시환 기자 soonsoo8790@nate.com

[류시환 마니아타임즈-골프이슈 기자 / soonsoo879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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