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 못할 ‘넘버3’…한지붕 사생결단
선발 원투펀치 맞대결 가능
준PO 직행 최대 분수령
‘본능의 라이벌’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정규시즌 맞대결 중 가장 뜨거웠던 경기는 2013년 10월5일 최종전이었다. 히어로즈와 함께 하룻밤 경기 결과로 2~4위를 나눠야했던 그날 LG는 두산을 5-2로 잡으면서 2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같은 시간 열린 대전경기에서 히어로즈가 최하위 한화에 1-2로 발목이 잡히면서 LG는 플레이오프로 직행했다.
가을야구에서는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두산이 LG를 3승1패로 잡으며 한국시리즈로 올라갔지만, 그해 정규시즌 최종전은 KBO리그 역사에도 이야깃거리이자 진한 흔적으로 남아 있다.
두산과 LG가 그해 못지않은 정규시즌 마지막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생겼다. 시즌 내내 격전지가 생물처럼 변하고 있는 가운데 3위 싸움을 화두로 LG와 두산이 마지막 3연전을 펼칠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됐다.
두산이 최근 3연승으로 4위를 회복한 가운데 지난 8월 중순 이후 3위를 유지하던 LG가 9월 들어 지난 17일까지 벌인 11경기에서 4승7패로 내림세를 타며 두 팀 간격이 1.5게임차까지 좁혀졌다.두 팀은 20일부터 22일까지 잠실 3연전을 벌인다. 상대 전적은 LG가 두산에 7승6패로 앞서 있다.
현재 로테이션을 고려하면 선발싸움으로도 세게 붙을 것으로 보인다.
LG는 선발 순서로는 에르난데스와 손주영, 엔스를 차례로 낼 수 있다. 외국인투수 브랜든의 장기 이탈로 시즌 내내 ‘선발난’을 겪고 있는 두산은 LG와 3연전 첫째날에는 닷새를 쉰 국내파 에이스 곽빈을 낸다. 이후 둘째날과 셋째날은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다. 나흘 휴식 등판이라면 발라조빅과 최원준을 차례로 투입할 수도 있다.
다만 LG와 3연전 이후에는 월요일 경기로 SSG와 잠실 경기가 기다리고 있어 LG와 3연전 중 한 경기에는 대체 선발을 넣을 수도 있다. LG전 중요성과 추후 일정을 고려한 두산 벤치의 판단이 잔여 시즌 마지막 흐름을 결정할 수도 있다.
KIA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가운데 삼성의 2위 확정도 초읽기에 들어가 있다. 여름 시즌으로 접어든 이후로 2위 싸움을 하다가 3위로 밀려난 LG는 디펜딩 챔피언 자존심 사수의 ‘마지노선’에 서 있다.
두산은 최근 4,5위 싸움이 위태로워지면서 5강의 벼랑 끝까지 몰렸지만 한가위 연휴로 접어들며 접전 경기를 잡아내며 반전 흐름을 타고 있다. LG와 3연전을 통해 시즌 결말의 느낌과 여운을 바꿀 수도 있다.
지난달 잔여 경기 일정이 나올 때만 하더라도 주목하기 힘들었던 두 팀의 마지막 3연전. 한가위 보름달처럼 ‘큰 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생겼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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