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미친 회복력 KIA 에이스→우승 감독의 장담 "한국시리즈 문제없이 던질 수 있다"
KIA는 17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0-2로 패했으나, 정규 시즌 1위로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같은 날 2위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에 패하면서, KIA의 매직넘버 '1'이 소멸됐다.
KIA가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한 건 이번이 9번째(단일 시즌 기준 7번째)다. 앞서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가 1983년 전기 리그 1위에 오른 뒤 첫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1988년에도 전·후기 통합 1위를 차지했다. 이어 1991년과 1993년, 1996년, 1997년, 2009년, 2017년에 정규리그 정상에 등극했다. 또 KIA가 한국시리즈에 오른 건 올 시즌이 12번째다. 앞서 11번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KIA는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내준 적이 없었다.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선발진이 탄탄한 KIA는 4명의 선발을 활용할 전망이다. 그리고 부상을 당하며 이탈한 외국인 에이스 네일 역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네일은 지난달 24일 창원 NC전에서 6회말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안면을 강타당하는 큰 부상을 당했다. 타구 속도가 워낙 빨라 피할 틈조차 없었다. 네일은 타구에 맞은 직후 곧바로 자신의 턱을 감싸 쥔 채 더그아웃으로 뛰어갔다. 이 과정에서 출혈이 발생하기도 했다. 곧장 인근 병원으로 이동한 네일은 정밀 검사를 받은 뒤 안정을 취했다.
결국 네일은 수술을 피하지 못했다. KIA 구단은 다음날인 25일 "네일이 삼성창원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 검진을 받은 결과, 턱관절 골절 소견을 받았다. 서울 아산병원에서 턱관절 고정 수술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 수술로 사실상 네일의 정규 시즌 등판은 끝이 났다. 당시 KIA 관계자는 "남은 정규시즌은 뛰기 어려울 것 같다. 포스트시즌까지 돌아올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했다.
네일은 지난 1일 퇴원한 뒤 병원의 허락을 받고 3일부터 경기장에 출근하기 시작했다. 11일에는 턱관절을 고정했던 보형물을 제거했다. 이어 12일에는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Interval Throwing Program·ITP)에 돌입했다. 이대로라면 한국시리즈에 정상적으로 출전할 전망이다. 이범호 감독도 우승 후 SBS 스포츠와 방송 인터뷰에서 "네일은 (한국시리즈에)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ITP에 들어갔으며, 피칭도 시작한다"면서 "컨디션을 지켜본 뒤 한국시리즈 1차전에 나갈지, 아니면 2차전이나 3차전에 나갈지 그 부분만 체크하면 될 것 같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문제없이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장담하며 믿음을 보였다. 만약 네일이 복귀하면 KIA는 네일, 에릭 라우어, 양현종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발진을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척추 피로 골절로 고생했던 윤영철도 복귀할 수 있다.
미국 미주리주 케이프지라도 출신인 네일은 201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20라운드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지명을 받은 뒤 올 시즌 KIA에 입단했다. 2022년 세인트루이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해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 마이너리그(이하 트리플A)에서 6시즌 동안 활약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17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7.40을 기록했다. 또 마이너리그에서는 155경기(선발 35경기)에 나서 27승 17패 3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4.15를 마크했다.
무엇보다 네일은 미국 시절부터 잘 다치지 않는 '강철 몸'을 자랑했다. 지난 2013년 대학 시절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네일이 9년 동안 부상자 명단에 등재된 건 2017년 한 차례에 불과했다. 그 정도로 잔 부상이 거의 없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2016년(156⅔이닝)과 2018년(150⅔이닝), 두 차례 100이닝 이상 소화한 네일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빠른 회복 속도를 자랑하며 '강철 몸'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네일은 정규시즌 우승 후 구단을 통해 "우리 팀이 정말 자랑스럽다. 내가 이 팀의 일원이라는 사실도 정말 자랑스럽다. 우승하려면 운이 따라야 한다고는 하지만, 운으로만 우승을 할 수 없다. 우리가 얻은 결실은 지금까지 우리 팀 구성원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했다는 증거"라면서 "우리가 만들어낸 1위라는 순위는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선수, 스태프들 모두가 그만큼 노력했고, 우리 모두 1위의 자격이 있다. KIA와 사인하는 순간부터 한국시리즈 등판을 상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11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한 번도 지지 않고 11번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 들어서 알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이 팀에서 뛸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나 또한 그 주역이 되고 싶은 상상을 했다. 마이너리그(더블A)에서 2016~2017년 2년 연속 우승을 해봤지만, 이번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다면 이보다 내 야구 인생에 더 멋진 경험은 없을 것이다. 지금은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 팬들 앞에 설 수 없지만, 한국시리즈까지 구단에서 정해준 스케줄을 충실히 소화하며 꼭 영광의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굳은 결의를 다졌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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