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여도… 수도권 주담대 비중 3년 내 최대
9월 9일까지 5대銀 주담대 3조 늘어
수도권 주택 대출 비중이 69.6% 달해
7월 주택매매 급증 시차 두고 나타나
가을 이사철·기준금리 인하 기대 맞물려
“가계대출 다시 살아날 수도” 전망도
둔촌주공 집단대출기관 강동농협 선정
당국,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 우려 촉각
앞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이달 들어 첫 5영업일 기준 가계대출이 은행권 기준 1조1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전달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정도 수준”이라며 대출 규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한 바 있다.
그러나 주간 기준으로 비교하면 증가세는 가팔라진 모습이다. 5대 은행의 1∼5일 주담대 증가폭은 8835억원이었는데, 6∼12일은 1조2937억원으로 커졌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 주담대가 쏠리는 현상은 오히려 심화했다.
은행의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대부분 부동산 매수 잔금일에 나가지만, 국토부 실거래 공개 시스템의 주택 거래 통계는 계약일 기준이기 때문에 두세 달의 시차가 존재한다. 따라서 7∼8월 서울 주택 거래에 대한 주담대는 10∼11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
더구나 추석 이후 가을 이사철이 본격 시작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9일(한국시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가계대출 수요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주요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리고, 1주택자의 집단대출을 막는 등 빗장을 걸기 시작하자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 최대 규모의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 포레온’(서울 둔촌 주공)의 집단대출 기관에 이례적으로 2금융권인 서울 강동농협이 선정됐다. 집단대출은 신규 아파트 분양자를 대상으로 한 중도금 대출이나 잔금 대출 등을 의미하는데, 주로 1금융권이 전담하다시피 했다. 서울·수도권 대단지 아파트 집단대출 취급기관에 2금융권이 포함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가계대출 옥죄기에 나선 은행권의 소극적인 대출 조건 제시에 실망한 둔촌 주공 재건축 조합이 2금융권까지 눈길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1금융권보다 금리는 다소 높을 수밖에 없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50%라는 40%를 적용받는 1금융권보다 유리한 조건이다. 예를 들어 1억원 초과 대출에 은행에서는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를 넘으면 추가 대출이 어렵지만, 2금융권에서는 50%까지 허용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번 사례가 2금융권 풍선효과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농협중앙회에 단위조합의 건전성 관리 감독을 주문했다. 당국은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본격화할 경우 1금융권보다 여유로운 2금융권의 DSR 한도를 축소하는 등 강도 높은 대책을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수미 선임기자,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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