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 “텃밭” 혁신당 “독점 말고 경쟁”…정치권, 재·보선 고삐
민주당 “지민비조 잊었나” 불만 표출, 후보 단일화 신경전
국민의힘, 2곳 후보 확정…강화군수 놓고 표심 분열 가능성
정치권이 본격적인 10·16 재·보궐선거 경쟁에 돌입했다. 기초단체장 네 명을 뽑는 이번 선거는 총선 이후 첫 민심 가늠자가 될 것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각 당의 지역 지지기반을 확인할 시험 무대이기도 하다. 특히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5박6일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세가 강한 부산과 전남에서 거대양당 대결 구도에 균열을 내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18일 전남 영광군수와 곡성군수 재선거를 한 달 앞두고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숙식 선거운동’ 등 호남 총력전을 벌이는 혁신당에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 재·보선지원단장인 황명선 의원은 지난 14일 입장문을 내고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는 혁신당이 반복해 약속했던 구호다. 한번 써먹었으니 끝이냐”고 했다. 황 의원은 최근 민주당을 탈당해 혁신당에 입당한 장현 영광군수 후보에 대해선 ‘이삭줍기’라고 비판했다.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호남에서의 민주당 위상은 일당 독점 정당이다. 유권자들에게 독점보다는 경쟁이 더 좋은 정치 구도”라고 했다. 황 의원의 이삭줍기 발언에는 “부적절하고 저급한 표현이다. 170석이나 가진 거대정당의 품격에 맞지 않는다”며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처럼) 저급하게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단일 전선이 구축돼야 한다”며 “아직 민주당의 대답이 없는데 단일화에 대한 적극적·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혁신당은 지난 12일 부산에서 첫 번째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19일 전남 영광에서 두 번째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 예정이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혁신당의 단일화 요구에 대해 “민주당을 포함한 모든 민주세력이 단합해서 정권 교체의 길을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단일화 문제는 경쟁력에 근거해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쳐 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세가 강한 부산 금정구와 인천 강화군은 국민의힘 우위가 점쳐진다. 국민의힘은 강화군수 후보로 박용철 전 인천시의원, 금정구청장 후보로 윤일현 전 부산시의원을 각각 공천했다. 다만 강화군수 선거의 경우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여권 표심이 분열될 가능성이 있다.
금정구청장 선거는 혁신당이 돌발 변수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의 고향이 부산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지세를 모으고 있다. 추석 당일인 17일 1박2일 일정으로 부산을 찾은 조 대표는 이날 류제성 금정구청장 후보와 함께 부산대 상권 활성화 간담회를 열었다.
국민의힘도 한동훈 대표가 지난 11일 당 격차해소특별위원회 현장 간담회차 금정을 찾아 직접 선거 지원에 나서는 등 ‘텃밭’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은 금정구에 김경지 변호사를 전략공천했다.
이유진·박용하·신주영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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