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 최악” “거의 비상상황”…연휴 때 체감한 ‘윤 지지율 20%’
“의·정 갈등, 정부 왜 못 푸나”
강성 지지층도 “무능, 실망”
김 여사 활동엔 “자제” 의견
곳곳서 정부·여당 잇단 성토
지도부 “민심은 민생” 논평만
“지역 여론이 몇년 사이 가장 안 좋은 상황이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한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추석 연휴 기간 청취한 지역 민심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20%를 기록한 것이 현장에서 체감될 정도로 여권에 대한 추석 민심은 따가웠다.
의·정 갈등 장기화, 김건희 여사 공개활동, 당정 갈등, 경기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추석 민심은 여론조사 지표가 거의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며 “우리 당을 지지했거나 윤 대통령을 아주 강하게 지지했던 분들조차도 ‘최근에는 좀 실망이 크다’ ‘이제 기대를 접었다’는 이야기들을 하실 정도”라고 전했다.
실망감을 드러내는 이유로는 야당보다 유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 의·정 갈등 장기화 등이 꼽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적극적인 (여당) 지지층은 이재명, 조국 얼굴을 안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는데 총선에서 참패했고 (정부·여당은) 도대체 뭐 하는 거냐, 참 무능하다는 비판이 제일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료 갈등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으니까, 정부가 빨리빨리 해결 못 하냐는 목소리들도 많이 있었다”고 했다.
김 여사의 공개활동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그는 “민주당 쪽에서 만드는 이미지에 이용을 당하는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까 (활동을) 좀 더 자제를 하는 게 맞지 않으냐는 얘기들을 한다”고 말했다. 한 부산·울산·경남(PK) 지역구 의원도 “당연히 영부인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그냥 ‘보는 것 자체가 싫다’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한 답답함도 정부·여당을 성토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한 초선 의원은 “시장 상인들부터 시작해서 하나같이 다 나빠도 너무 나쁘다고 했다. (지원) 사각지대에 있는 소상공인들은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청권의 한 다선 의원은 “농산물 가격, 쌀 가격 (안정시켜 달라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경기 포천·가평 지역구 김용태 의원은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여당과 정부의 지지율이 동시에 하락하는 데 대해 “국민들이 당과 정부가 똑같이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하시는 것”이라며 “차기 대권 주자들이 얻을 힌트는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면 다음 대선도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거의 비상상황”이라며 “한동훈 대표에게 대통령실에서 우호적 차별을 용인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는 추석 민심에 대한 말을 아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각각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와 여당에 비판적인 추석 민심을 전달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다만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심의 화두는 단연 민생이었다. 국회가 소모적 정쟁을 멈추고 먹고사는 문제에 매진하라고 말씀하셨다”며 “민주당은 특검의 굴레를 벗고 즉각 민생 현안 논의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광호·민서영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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