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장한 레알 마드리드 홈구장 ‘공연 소음이 너무해’

김세훈 기자 2024. 9. 1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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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유로 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올해 테일러 스위프트 등 콘서트
‘가변식 지붕’ 탓 주민들 소음 피해
연말까지 예정된 공연 취소·연기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콘서트들이 잇따라 중단됐다. 주민들이 소음과 교통 체증 등에 따른 불만을 강하게 제기했기 때문이다.

디애슬레틱은 18일 “2024년 5월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을 포함해 여러 대형 콘서트가 열렸으나, 이 과정에서 소음 허용치를 초과해 불만이 증가했다”며 “주민들의 지속적인 항의로 레알 마드리드는 결국 콘서트 일정을 재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K팝 행사인 뮤직뱅크와 12월에 계획된 여러 공연도 취소됐거나 연기됐다. 레알 마드리드는 “추가적인 소음 저감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베르나베우로 인한 피해자 협회’ 대변인 조세 마누엘 파레데스는 “우리는 작은 개미에 불과하다”고 표현하며, 레알 마드리드, 미국 회사인 레전드, 투자 펀드 식스 스트리트와 같은 거대한 조직들을 상대로 싸우고 있음을 강조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을 최근 10억유로(약 1조4750억원) 이상을 들여 리모델링했다. 지붕을 가변식으로 바꿨지만, 완전히 닫히지는 않는 구조다. 올여름 테일러 스위프트, 멕시코 가수 루이스 미겔, 콜롬비아 레게톤 가수 카롤 G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이 베르나베우에서 공연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음 외에도 쓰레기 투척, 건물 파손, 공공장소에서 음주 및 구토 등 피해가 발생했다.

베르나베우는 마드리드 도심 북쪽에 위치한 주거, 상업, 비즈니스가 혼합된 지역에 있다. 파레데스는 “경기가 있을 때는 구단의 노래가 들리고 골이 터지면 환호성이 들린다. 그런 건 우리를 귀찮게 하지 않는다. 문제는 콘서트”라며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 때는 학교 앞에서 아이들을 데리러 가기 위한 허가증까지 받아야 했다”고 전했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경찰과 관련 당국에 법적 소음 수준을 초과했다는 증거를 제출했고, 그 결과 콘서트 주최 측에 벌금이 부과됐다. 10월29일에는 레알 마드리드 총책임자 호세 앙헬 산체스가 증언을 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한다.

디애슬레틱은 “2022년 5월 레알 마드리드는 미국 투자자 식스 스트리트, 경기장 관리 전문 회사인 레전드와 3억6000만유로(약 5310억원)에 이르는 자금 지원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 계약에 따라 두 회사는 20년간 시즌 티켓 판매를 제외하고 경기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30%를 가져간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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