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의료진·구급대원·국민 덕분에 추석 잘 이겨내"

우제윤 기자(jywoo@mk.co.kr), 김명환 기자(teroo@mk.co.kr), 구정근 기자(koo.junggeun@mk.co.kr) 2024. 9. 1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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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마지막날 어린이병원 방문
여야의정협의체 여전히 표류
한동훈 "대화 말고 해결책 없어"
민주 "윤대통령 사과 선행돼야"

◆ 의정 갈등 ◆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병원을 찾아 연휴 동안 응급의료가 큰 차질 없이 운영된 데 대해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고 소아 중증·응급의료에 대한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18일 윤 대통령은 서울 성북 우리아이들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했다. 이 병원은 구로 우리아이들병원과 함께 전국에 2개뿐인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으로 연간 외래 환자가 17만여 명에 달한다. 윤 대통령이 어린이병원을 방문한 것은 2023년 2월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2024년 3월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에 이어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주사실, 임상병리실, 내과, X레이실 등을 돌며 의료진과 만났다. 그는 "명절 때 아이가 아프면 걱정이 큰데, 이번 연휴에도 아픈 아이들을 위해 애써주고 계셔서 감사하다"며 "의료진 덕분에 부모들이 안심할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입원 중인 여섯 살 아이에게는 "할아버지가 송편을 싸올 걸"이라며 "빨리 좋아져서 열심히 뛰어다녀"라고 응원했다.

입원실을 둘러본 윤 대통령은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에게 "정부가 더 많이 지원하고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한 뒤 "정부가 어떤 점을 도와주면 좋을지 잘 상의해달라"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즉석에서 지시했다. 정부는 그동안 소아 의료 지원과 관련해 소아 중증·응급 중환자실 입원료 및 전담 전문의 수가 인상 등을 추진해왔다.

이날 윤 대통령은 병원을 방문하기 전 참모진 회의에서 "이번 연휴가 길어서 응급의료에 대해 국민께서 걱정이 많았다"면서 "의료기관들의 적극적인 진료 참여와 의료진 종사자의 헌신, 무엇보다도 큰 병원 응급실 방문을 자제하며 불편을 감내해주신 국민 여러분 덕분"이라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의료진과 구급대원 및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의료기관이 정상 운영될 때까지 총력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처럼 큰 고비는 넘겼지만 의정 갈등 사태의 본질적 해법을 모색해야 할 여야의정 협의체는 여전히 표류 중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도 "대화 말고 다른 해결책은 없다"며 협의체 참여를 거듭 촉구했다. 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많은 어려운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데 지금 의료 상황은 그렇지 않다"며 "추석 연휴 기간 여러 의료계 인사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의료계 입장을 듣고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있다. 오늘도 대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불편하고 불안하다. 일단 여야의정 대화를 시작하라. 거기서 어떻게 해서든 해결하라'는 것이 국민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읍소는커녕, 단 한 번 비공개 만남 이후 대전협은 한 대표와 소통한 적이 없다"며 "거짓과 날조 위에 신뢰를 쌓을 수는 없다"고 한 대표를 비난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야당도 여야의정 협의체의 일원이다. 의무는 외면한 채 변죽만 울리는 것은 책임 있는 제1야당의 자세가 아닐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의 소극적 태도를 지적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경질을 주장하며 거리를 뒀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조속히 대화의 여건이 열렸으면 하는 생각을 일관되게 갖고 있다"면서도 "윤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와 책임자 경질이 아니면 실제 대화 공간이 열리겠느냐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여야의정 협의체도 무산된 마당에 여당 대표는 라디오에서 추억의 팝송을 전해주고, 대통령 부부는 단둘이 풍요로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국민의 분노와 불안은 높아만 간다"고 비판했다.

[우제윤 기자 / 김명환 기자 /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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