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어린이병원 방문 “소아 의료 지원·투자 아끼지 않아야”···지지율은 최저치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서울 성북구 우리아이들병원을 찾아 의료진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소아 의료 분야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과 투자를 약속했다. 의·정 갈등으로 비롯된 의료 차질로 이탈하는 민심을 다독이려는 행보로 보인다. 하지만 응급실 ‘뺑뺑이’ 등 의료 차질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 상태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양대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조사에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은 추석 연휴 동안 의료와 국민 안전을 주제로 행보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이 지역 어린이병원(2차 병원)을 찾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앞서 2023년 2월, 지난 3월 두 차례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내 어린이병원을 찾은 바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필수 의료 인력인 소아과 의료진을 직접 볼 수 있는 어린이병원으로 직접 가자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병원에서 의료진들과 만나 “명절 때 아이가 아프면 걱정이 큰데, 이번 연휴에도 아픈 아이들을 위해 애써 주고 계셔서 감사하다”며 “의료진 덕분에 부모들이 안심할 것”이라고 격려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병원을 둘러본 뒤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에게 “정부가 더 많이 지원하고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동행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정부가 어떤 점을 도와주면 좋을지 잘 상의해달라”고 지시했다.
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이날 병원 방문 전 참모진들과 회의에서 “필수 의료의 핵심인 소아 의료에도 필요한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연휴가 길어서 응급의료에 대해 국민께서 걱정이 많았다”며 “연휴 막바지인 현재까지 현장의 어려움과 불편이 없진 않았지만, 밤낮없이 의료현장을 지켜주신 의료진, 환자 이송에 애써주신 구급대원 여러분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는 15사단 의무대대 승리의원을 방문했다. 승리의원은 육군 최초로 군인 가족들과 지역 주민들 모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에는 서울 관악경찰서와 강서소방서를 위로 방문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제복 입은 군인, 경찰, 소방 공직자들, 제복은 아니지만 가운을 입은 필수 의료 의사들에게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해서라도 정당하게 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불안을 느끼는 원인인 의·정 갈등에 대한 해법은 없는 상태다. 정부도 의료계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행히 아직까지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응급의료체계가 작동하고 있다”며 “일부의 우려처럼 우리 의료가 붕괴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관리 가능하다’는 정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로 조사됐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전국 성인 2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6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27%다. 한국갤럽이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로 나타났다. 두 조사 모두 같은 기관 역대 조사 중 최저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잘 넘어갔으니 다행이라는 식의 대응으로는 지지율 회복이 어렵다”며 “국민이 원하는 건 의료 대란의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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