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켜고 차례는 처음”… 가을 폭염에 펄펄 끓은 추석
양산 36.1도 등 ‘가장 더운 9월’
프로야구 관중 온열질환 호소도
서울·인천·대전 ‘가장 늦은 열대야’
20일 전국에 비 온 뒤 더위 가실 듯
서울 강남구에 사는 이종혁(69)씨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 기후변화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올여름에 사람들이 ‘덥다, 덥다’ 할 때도 ‘여름은 원래 더운 것이니 유난 떨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서늘한 기운이 돌아야 할 추석이 돼서도 날씨가 찌는 듯 더운 걸 보니 기후 문제가 심각하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추석 당일 경남에선 양산(36.1도), 진주(35.8도), 창원(35.6도), 경북은 구미(35.9도), 경주(36.2도), 전라권에선 전북 남원(35.8도)과 광주(35.7) 등이 9월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서울(34도)과 경기 안성(37.8도), 수원(33.9도), 인천(33.8도) 등 수도권에도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위가 이어졌다. 이날 한낮 기온이 36도에 육박했던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오후 2시 시작된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하던 40여명이 두통 등 온열질환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다시 일상으로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이 열차에서 내려 이동하는 귀경객들로 붐비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이날 이동 인구가 612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원 선임기자 |
추석 찜통더위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이례적인 일이다. 올해 추석이 양력으로 이른 편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그렇다. 기상청에 따르면 평년(1991∼2020년) 9월18일 지역별 최고기온은 19.5∼27.3도로 이날 최고기온보다 5∼7도 이상 낮았다.
한편 정부는 폭염·한파 등 기후위기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최근 연구 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내년 10월까지 연구 결과를 도출해 관련 지표와 정책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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