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전쟁 장기화…100만명 죽거나 다쳤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리아나 전쟁이 2년 반에 걸쳐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죽거나 다친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이 100만명이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쟁 전부터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국이 앞으로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추정치를 공개했다.
WSJ은 우크라이나의 기밀 추정치로 우크라이나군 사망자는 8만명, 부상자는 40만명으로 집계했다. 러시아는 서방 정보기관에서 추산이 다양한 가운데 러시아군 사망자는 20만명, 부상자 40만명으로 파악했다.
WSJ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인 추정치 발표를 거부하거나 때로는 믿을 수 없는 수치를 발표하는 등 이번 전쟁에서 사망자와 부상자의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전쟁 장기화 속에 러시아는 미숙하게 훈련된 병사를 계속 투입해 동부 우크라이나에서 진군을 시도하는 한편, 쿠르스크 지역에서의 우크라이나의 본토 공격에 대응하고 있어 사상자가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인구는 러시아의 4분의 1에 불과해 사상자 증가는 더욱 치명적이라고 WSJ은 짚었다.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의 출산율은 최저 기록을 경신했으며, 올 상반기 출생자 수는 사망자 수의 3분의 1에 그쳤다.
WSJ은 전쟁 희생자 수가 증가는 경제적 혼란과 사회적 불안으로 전쟁 이전부터 인구 감소 문제를 겪고 있던 두 나라에 이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목표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를 점령해 인구를 흡수하려는 계획도 어려울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일부로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으며, 우크라이나의 국가 정체성과 독립을 부인했다. 정부 추산과 인구학자들이 발표한 바로는 지난 10년간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는 인구 최소 1000만명이 점령지나 난민으로 전락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랫동안 러시아의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해왔다.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의 대규모 아동 납치와 러시아 시민권을 강요하는 ‘러시아화’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의 점령지인 돈바스 지역에서는 부동산 거래나 기타 행위를 위해선 러시아 시민권이 필수가 된 상황이다. 러시아 최신 인구 조사에 따르면 인구 확대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조치는 2014년 크림반도 합병으로 약 240만명이 편입됐다.
유럽 인구 통계에 관한 책 출간을 앞둔 이반 크라스테프 불가리아 정치학자는 “인구 통계는 푸틴의 최우선 과제이며, 우크라이나를 이용해 러시아 슬라브 민족 기반을 공고히 하고 싶어한다”며 “우크라이나에게는 전쟁에서 얼마나 많은 인구를 잃어야 하는가가 실존적 문제”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처럼 영토를 점령해 인구를 늘려왔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 장기화로 60만명이 넘는 러시아인이 러시아 본토를 탈출하는 반작용도 일어났다. 이들은 주로 외국으로 이주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다. 2001년 인구조사에 우크라이나 인구는 4800만명에서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등을 겪으며 2022년 초 4000만명까지 줄었다. 유엔에 따르면 2022년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600만명 이상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했고, 러시아의 추가 점령으로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하는 영토에 거주하는 인구는 2500만~2700만명 수준이다.
프토우카 인구학 연구소의 알렉산드라 글라둔 연구원은 올 초 우크라이나 전체 인구는 4200만명, 정부 통제 영토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2900만명으로 유엔보다 더 높게 추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인구는 전쟁이 끝난 후 귀환자 수 등을 반영해 명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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