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규제 압박에 … 꼬리 내린 인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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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이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이 뒤늦게 미성년자 보호 기능을 도입했다.
인스타그램은 10대 청소년 계정을 기본적으로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안전 사용 강화 방안을 도입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당장 이날부터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에서 인스타그램에 가입하는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제한적인 '10대 계정'으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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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계정 비공개 전환, 팔로어끼리만 메시지 주고받아
韓 내년 1월부터 적용 …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 무방비
◆ 무소불위 빅테크 ◆
10대들이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이 뒤늦게 미성년자 보호 기능을 도입했다. 전 세계적으로 미성년자의 SNS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이 급물살을 타면서다. 유해·불법 콘텐츠의 온상이 된 SNS에 대한 강력한 규제 여론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가 강제 입법이 가시화하자 부랴부랴 정책을 변경했다는 평가다.
인스타그램은 10대 청소년 계정을 기본적으로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안전 사용 강화 방안을 도입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비공개로 전환되면 개인 메시지는 10대 이용자가 팔로하거나 이미 연결된 사람에게서만 받을 수 있게 된다. 부모의 감독 권한도 강화돼 16세와 17세 청소년은 설정을 끌 수 있지만, 16세 미만 이용자는 부모의 허락이 있어야 설정을 끌 수 있다. 또 '감독 모드' 활성화를 통해 부모는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도 제한할 수 있다.
하루 인스타그램 앱 사용량이 60분을 넘을 경우 앱을 종료하라는 알림을 받는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 사이에는 모든 알림 음이 소거된다.
아울러 인스타그램의 알고리즘이 성적인 콘텐츠나 자살·자해에 관한 콘텐츠를 추천하지 않도록 했다. 당장 이날부터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에서 인스타그램에 가입하는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제한적인 '10대 계정'으로 전환된다. 기존 계정이 있는 청소년도 앞으로 60일 이내에 '10대 계정'으로 이동되고, 유럽연합(EU)에선 올해 말 계정이 조정된다. 내년 1월부터는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다른 국가에서도 적용된다.
인스타그램의 자율규제 방침은 빅테크들이 피해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진 가운데 나왔다. 특히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가 난무하는데도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적극 대응을 꺼리는 빅테크들에 자율규제가 아닌 보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테크 전문매체인 미국 디인포메이션은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가 "10대들의 온라인 안전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10대에게 인기가 있는 틱톡과의 경쟁으로 인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33개 주정부는 지난해 10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과도한 중독성이 청소년 정신 건강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소송을 냈다. EU도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 10일 14~16세 이하의 아동~청소년에 대해 SNS 계정 개설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는 이미 14세 미만 아동의 SNS 금지 입법을 추진 중이다.
인스타그램이 뒤늦게 자체 규제에 착수했지만 다른 플랫폼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특히 유튜브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국내 유튜브에서 '#건달'을 검색하면 온몸에 문신을 한 조직폭력배 영상이 쏟아질 정도로 청소년에게 유해한 콘텐츠가 그대로 노출돼 있다. 독일, EU, 튀르키예처럼 플랫폼을 방송 수준으로 규제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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